아랍에미리트(UAE)에서 총 400억 달러(약 47조원)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사업을 따내 세계 원전사업 수주 경쟁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높아지게 됐다. 터키가 내년 상반기에 발주할 총 200억 달러 규모의 원전 사업도 우리가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니 크게 기대된다. 정부는 인도 요르단 카자흐스탄 태국 베트남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등 원전 수요가 예상되는 나라에 수출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란도 현재 미국의 규제를 받고 있지만 전기가 부족해 언젠간 원전을 건설할 계획이어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세계 각국이 2030년까지 신설할 원전은 430기로 추산된다. 한 기당 작게는 수 조원, 크게는 수 십 조원 규모로 총 1200조원 이상의 시장이 열린다. 한국 외에 원전 수출국은 미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 캐나다뿐이다. 원전 6강으로 세계 시장에 새로 진출한 우리는 가격 품질 안전성 공기() 유지보수에서 경쟁력을 인정 받아 수주 성공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원전 수주 경쟁에서는 국제정치의 역학관계도 작용하지만 한국이 원전 수요국에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이번처럼 강대국들을 제칠 수 있다.
UAE 원전 사업이 창출하는 고용효과를 19701980년대 1차 중동 붐에 비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원전 공사는 고속도로나 항만 공사처럼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고 우리가 도맡을 수도 없다. UAE 파견인력은 10년간 연인원으로 적게는 4000명, 많을 경우 수 만 명, 국내에 새로 생겨날 일자리는 적게 잡아 10만6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원자력 관련 고급인력은 5000명 정도에 불과해 급히 키울 필요가 있다. 원전 수출에서 얻을 수 있는 고용효과는 우리가 하기에 달렸다. 우리는 과거와 달리 플랜트는 물론이고 금융 정보통신기술(ICT) 녹색산업도 경쟁력이 있어 원전과 동반진출이 가능하다. 이런 간접고용 인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
지난 10여 년간 중동지역 건설수주가 늘어날 때마다 제2의 중동 붐이라며 반겼지만 이번엔 훨씬 메가톤급이다. 원전 수출이 가져올 제2의 중동특수()를 잘 관리하면 국내 일자리 부족을 보완할 수 있다. 정부는 내년 2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전망하지만 민간경제연구소는 10만16만개로 낮춰 잡고 있다. 고용 없는 성장 국면에서 일자리 하나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