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집권 3년차가 되는 2010년 새해 벽두부터 남북 정상회담을 향한 큰 물결이 일기 시작한 듯한 정황이 감지되고 있다.
1차 진원지는 북한의 1일 신년 공동사설이다. 사설은 북남관계를 개선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확고부동하다. 남측 당국이 북남 대화와 관계 개선의 길로 나와야 한다며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했다. 이어 2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이전의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을 거론하면서 공동사설에 대해 올해의 극적인 사변을 예감케 하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평가했다.
직접 정상회담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최고위급 회담 추진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되는 신년 공동사설을 받아 조선신보가 극적인 사변을 언급한 것은 북한이 궁극적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겨냥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실제 조선신보는 (북한) 인민들은 과거 영도자의 용단에 의해 북남 수뇌회담이 두 번에 걸쳐 진행되게 된 경위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반도 정세에 비춰 볼 때 북한이 올해 정상회담에 매우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것이라는 데 많은 대북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무엇보다 한국과 미국이 대화와 제재 병행이라는 투 트랙 전략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압박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북한이 고통스러워하는 단계임이 신년 공동사설에 나타났다. 대화를 통해 압박 정책을 완화시키지 않으면 정권 생존이 어려우며 나아가 권력 이양의 환경이 열악해질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북-미 양자회담에만 매달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북-미관계 개선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활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정용관 윤완준 yongari@donga.com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