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올해 7월 아프가니스탄에 파병할 한국군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에서 최신형 지뢰방호 전지형 장갑차량(MATVMine Resistant Ambush Protected All Terrain Vehicle)을 구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7일 정부 고위소식통에 따르면 군 당국은 탈레반 등 현지 적대 세력이 매설한 급조폭발물(IED)이나 지뢰, 매복공격으로부터 파병 장병들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에 MATV 20여 대를 판매해줄 것을 최근 공식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당국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군 당국은 미국에서 지뢰방호장갑차량(MRAP엠랩) 10여 대를 임차하거나 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파병 장병의 안전을 위해 MRAP의 최신 개량형인 MATV를 우선적으로 구매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소식통은 파병 장병들이 아프간 현지에서 지방재건팀(PRT)의 경호경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려면 MRAP보다 가볍고 기동성이 뛰어난 MATV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MATV를 구입하기 힘들면 MRAP을 구입할 방침이다.
미국이 2007년부터 MRAP 770여 대를 아프간과 이라크에 배치한 이후 IED 공격을 받았을 때의 미군 사망률은 종전 70%에서 10%로 줄어들었다. MATV는 MRAP과 동일한 수준의 지뢰방호 능력을 보유했지만 차체를 경량화하고 엔진 출력을 높여 기동성을 대폭 강화한 최신형 전술기동차량이다. 이 때문에 MRAP보다 아프간의 험준한 산악지형에 적합하고 현지 테러세력의 기습이나 매복공격에도 대처가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아프간에 MATV를 실전배치했으며 올해 말까지 10억 달러를 들여 2200여 대를 배치할 계획이다. MATV는 미군이 사용해 온 기존의 주력 기동차량인 험비를 대체해 정찰과 호송, 순찰을 포함한 대부분의 작전에 투입된다.
군 당국은 이와 함께 IED를 원격조종으로 폭발시키는 휴대전화의 주파수를 교란하는 장치 등도 미군 사용 기종과 동일한 장비를 구입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파병 장병들이 사용하는 장비는 가격을 떠나 실전에서 검증된 기종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가 지난해 말 국회에 제출한 파병동의안이 다음 달 임시국회에서 통과되면 7월경 320여 명으로 구성된 파병 장병 1진이 아프간으로 향한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