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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로 그리스 장신 벽 뚫어라

Posted May. 27, 2010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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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와 순발력을 살려라.

북한 축구대표팀의 인민 루니 정대세(26가와사키)는 26일 오스트리아 알타흐 캐시포인트 아레나에서 열린 그리스와의 평가전을 마친 뒤 한국에 애정 어린 충고를 했다. 정대세는 이날 혼자서 두 골을 잡아내 2-2 무승부를 연출했다. 정대세의 충고와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한국은 세 가지에 집중하면 6월 12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그리스를 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피드로 수비를 혼란시켜라

정대세는 해보니 유럽 선수들이 확실히 느리다고 말했다. 정대세는 0-1로 뒤진 전반 23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찔러준 홍영조의 프리킥을 받아 아크서클 쪽으로 긴 드리블을 시도했다. 상대 수비의 움직임이 느린 것을 간파하고 볼을 몰다 의표를 찌르는 스피드와 순발력으로 기습 슛을 날려 골을 터뜨렸다. 정대세는 1-2로 뒤진 후반 7분에도 동점골을 넣었다.

그리스 수비는 이날 선발 출전한 방겔리스 모라스가 196cm, 소티리오스 키르기아코스가 193cm, 루카스 빈트라가 184cm로 장신이다. 키가 큰 만큼 움직임이 둔했다. 그리스 수비는 정대세와 홍영조, 문인국 등 빠른 공격수들에게 쉽게 뚫렸다.

정대세는 공중전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리스는 수비는 물론 중원에도 장신 선수들이 즐비하다. 그는 공중전을 해보니 힘들다. 하지만 더 일찍 뛰고, 뛸 때도 상대를 견제하면서 뛰면 좀 낫다며 그리스의 장신들이 통곡의 벽은 아님을 강조했다. 정대세는 공중 롱패스를 받는 장면에서 몸을 틀면서 받는 등 장신 숲에서 요령껏 플레이하며 그리스 문전을 수차례 노크했다.

세트 피스를 조심해라

이날 경기를 해설한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그리스는 장신을 이용한 세트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기오르고스 카라구니스의 정교한 프리킥에 이은 수비수 키르기아코스의 헤딩 플레이가 돋보인다고 말했다. 그리스는 이날 프리킥으로 두 골을 잡았다. 전반 2분 아크서클 왼쪽 외곽에서 카라구니스가 찬 프리킥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키르기아코스가 헤딩으로 떨어뜨려 주자 코스타스 카추라니스가 골 지역 왼쪽에서 받아 넣었다. 후반 4분에는 아크서클 오른쪽 외곽에서 카라구니스가 찬 볼을 앙겔로스 하리스테아스가 골 지역 정면에서 받아 넣었다. 한 위원은 세트 피스 상황에서 한국 수비들이 상대의 움직임을 어떻게 막아야 할지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지나친 방심은 금물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허정무 감독은 속단은 금물이다. 이 한 경기로 그리스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그리스 선수단은 모인 지 얼마 안 됐다. 오늘은 영 아니었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럴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한 위원은 그리스가 본선에서 달라질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오늘 그리스의 느슨한 경기 내용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라 계속 이어져 온 것이다. 한국은 그리스의 약점을 잘 이용하고 강점에 철저히 대비한다면 충분히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종구 신진우 yjongk@donga.com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