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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과 결전 첫 원정16강 분수령 박지성 이기기 위해 경기 나선다

아르헨과 결전 첫 원정16강 분수령 박지성 이기기 위해 경기 나선다

Posted June. 17, 2010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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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도전을 시작한 태극전사는 어떤 상대도 두렵지 않다. 이미 유럽의 강호인 그리스의 장신 숲을 보란 듯이 무너뜨렸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일전을 치른다. 17일 오후 8시 30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영원한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B조 2차전. 12일 1차전에서 한국은 그리스에 2-0의 완승을 거뒀다. 아르헨티나는 나이지리아를 1-0으로 꺾었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 랭킹 47위. 반면 월드컵 2회 우승에 빛나는 아르헨티나는 7위로 몸값이 수백억 원에 이르는 스타들이 즐비하다. 그 격차만큼이나 아르헨티나는 한동안 한국이 넘보기 힘든 높은 벽이었다. 한국은 아르헨티나와의 유일한 월드컵 맞대결이던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 1-3의 완패를 당했다. 그러나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강호들을 연파하며 4강까지 내달렸다. 당시 주역인 박지성은 이제 주장으로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 등 젊은 피는 거침없는 기세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대표팀 허정무 감독은 누구보다 깊은 감회에 젖어든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디에고 마라도나 현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을 밀착 마크하다 옆차기까지 날린 기억은 요즘도 많은 사람의 머릿속에 또렷하게 남아 있다. 지도자로서 마라도나와 재대결을 앞둔 그는 철저한 준비 속에 소통과 긍정의 리더십으로 새로운 역사를 꿈꾸고 있다. 허 감독은 다윗도 골리앗을 누르지 않느냐며 즐거운 반란을 다짐했다. 믿음직스러운 노란 완장을 찬 박지성은 이기려고 경기장에 나선다고 각오를 밝혔다.

경기가 열리는 요하네스버그는 해발 1753m 고지대로 거친 숨을 몰아쉬어야 하고 영하에 가까운 추위까지 겹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코리아가 새겨진 붉은 유니폼을 입은 그들의 열정은 뜨겁기만 하다.

한국이 아르헨티나를 꺾은 뒤 이날 오후 11시에 열리는 경기에서 그리스가 나이지리아를 이기거나 비기게 되면 16강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지을 수도 있다. 설사 결과가 나쁘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마지막 남은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 다 걸면 그뿐이다.

전국의 거리와 광장에서 다시 붉은 물결을 이룰 4900만 국민은 이제 킥오프의 순간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