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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태화강

Posted June. 22, 2010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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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6월 23일 울산 태화강 일대에 숭어 1만여 마리가 허연 배를 드러내고 물 위에 떴다. 빗물을 타고 오염물질이 한꺼번에 강으로 유입돼 물고기 떼죽음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태화강은 1964년 울산공업단지가 생기고 1997년 울산시 인구가 100만 명을 넘어 광역시로 승격되기까지 30여 년간 죽어갔다. 울산은 썩은 강의 도시로 기억됐다.

숭어 떼죽음에 충격을 받은 울산시는 1995년부터 태화강 살리기에 나섰다. 태화강은 공장폐수 못지않게 생활 오폐수 오염도 심각했다. 울산시는 하수관을 설치하고 하수처리장을 새로 지어 주택가의 생활하수가 강으로 흘러들지 않도록 했다. 강바닥에 쌓인 오니를 제거하고 강 하류에 십리 대나무 숲을 정비했다. 기업과 시민단체가 강변 및 수중 정화에 동참했다. 2000년 방사한 연어가 3년 뒤인 2003년 고향으로 돌아와 태화강의 부활을 알렸다. 대숲에는 백로가 집단 서식했고 해질 무렵 유유히 헤엄치는 수달도 목격됐다.

둘이서 거닐던 태화강변에/대나무 숲들은 그대로인데.(울산아리랑) 푸른 강물이 흘러가는/이 도시에서 나는 나는 그대를 만났네/십리대밭이 강물에 잠기듯 노을 지는 태화강에서.(태화강연가) 죽음의 강 태화강이 유행가 가사처럼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났다. 4년 전 태화강을 찾은 광주광역시의 어느 시의원은 10년 전 오염도가 비슷했던 태화강은 생태하천으로 바뀌었지만 광주천은 여전히 죽음의 강이라며 탄식했다. 광주천은 지금도 오염물질 유입에 시달리고 있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환경은 사람이 노력한 만큼 정확하게 보답한다고 말한다. 2005년부터 태화강 10년 마스터플랜을 진두지휘해온 그는 생태하천에 만족하지 않고 도심 속의 생태숲을 구상하고 있다. 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일부 반대론자는 태화강이 2006년 방사보()를 철거해 살아났다고 주장하지만 그보다는 생활오폐수 차단이 주효했다. 4대강의 보()는 물을 저장해 갈수기에도 수량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박 시장은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태화강을 둘러보면 생각이 바뀔 것이라고 했지만 워낙 정파적 정쟁에 매몰된 사람들이라 과연 그럴지.

홍 권 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