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초등생 매질 교사 직위해제

Posted July. 17, 2010 08:05   

中文

잘못했습니다. 어떤 처벌이든 받겠지만 해명 기회조차 없이 매장되는 것 같습니다.

학생 폭행 동영상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서울 문창초등학교 오모 교사가 15일 이 학교에서 열린 분쟁조정위원회에서 한 말이다. 서울시교육청은 16일 오 교사를 학생들과 격리시키기 위해 직위해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또 피해 학생과 같은 반 학생 전원에 대해 청소년수련관의 도움을 받아 심리치료를 하기로 했다.

문창초등 관계자는 1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오 교사를 감싸려는 것처럼 들릴까 두렵다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주 금요일인 9일 피해 학생의 부모가 학교를 찾아왔다. 부모는 교장 교감에게 아이가 맞는 영상을 보여주며 항의했고 교장은 오 교사에게 경고장을 발부하기로 했다. 수업이 끝난 뒤 피해 학생의 부모는 오 교사와 만나 얘기를 들었다. 오 교사는 이 자리에서 부모에게 사과한 뒤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설명했다. 아이가 평소 거짓말을 자주 해서 이를 고쳐주려다 실수를 했다는 것이었다. 피해 학생 아버지는 우리 아이에게도 잘못이 있다며 교장을 다시 찾아가 경고장을 취소해 달라.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는 경고장을 취소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피해 학생 측에서 학부모단체에 외부로 공개하지 말라며 폭행 영상을 제공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영상이 이미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학교가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인터넷에서는 오 교사를 오장풍(맞은 아이가 장풍을 맞은 것처럼 나가떨어졌다고 해서 붙은 이름)으로 부르며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학교에도 시민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일부 격노한 시민들은 교사의 연락처를 알려 달라.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다. 교사들이 하루 종일 욕설 섞인 전화를 받느라 학교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일각에서는 학교의 늑장 대응을 지적하고 있다. 9일에 사건을 알았으면서도 사건이 외부로 알려진 15일까지 오 교사에 대한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학교는 부모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해서 교육청에 보고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오 교사가 이전에도 몇 차례 폭력을 행사했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을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문창초등 관계자 등은 반성하라는 의미로 아이들을 체육기구 보관실에 있게 했는데 아이들이 공을 차며 놀고 있는 것을 보고 가둬둔 적이 있다. 아이를 번쩍 들었다가 내려놓으면서 아이들이 넘어진 적도 있다고 말했다.



남윤서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