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등의 불법자금 및 향응수수 사건 특별검사팀이 5일 서울 서초구 남부터미널역 근처 특검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열고 최장 55일간의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민경식 특별검사(60사법시험 20회)가 이끄는 이번 특검은 역대 9번째이다. 민 특검은 검사 출신인 김종남 특검보(55사시 23회), 판사 출신인 이준 특검보(47사시 26회), 판검사 경력이 없는 안병희 특검보(48군법무관 7회) 등 3명의 특검보와 박경춘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를 비롯한 10명의 파견검사 등으로 수사팀을 구성했다. 검찰 수사관과 경찰관 등 외부 파견인력까지 모두 합치면 총 67명으로 구성됐다.
이번 특검 팀은 크게 2개 수사팀으로 운영된다. 안 특검보 및 파견 검사 4명으로 구성된 수사팀은 부산 경남지역 건설업자 정모 씨(52)가 박기준 전 부산지검장 등 전현직 검사에게 불법 자금이나 향응을 제공한 의혹을 수사한다. 또 김 특검보 및 파견 검사 5명으로 구성된 수사팀은 전 서울고검 수사관 및 강릉지청 김모 계장 등의 향응 수수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게 된다.
이날 안 특검보는 폭로자인 정 씨를 서울로 데려오기 위해 현판식이 끝난 뒤 곧바로 부산으로 내려가 정 씨를 면담했다. 수사의 효율성을 위해 현재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부산의 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정 씨를 서울에서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 특검은 이날 현판식을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번 수사가 검찰 뿐 아니라 공공기관과 기업체 등에 만연한 접대문화와 스폰서 문화가 개선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제보자들의 충분한 진술을 확보해 진술의 객관성과 진실성을 검증하고 나서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 씨가 (금품 및 향응 제공의) 대가성을 부인하고 있고 대가성을 인정할 자료가 없지만 과연 대가성이 없었는가 하는 부분은 법률적으로 충분히 검토해 볼 수 있다며 이번 특검 수사의 초점을 대가성 입증에 맞추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서현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