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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더블딥 우려

Posted August. 30, 20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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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주립대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경제위기를 예고한 뒤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그는 2006년 9월 미국 경제가 머지않아 주택시장 붕괴와 금융회사 파탄에 이은 급격한 소비위축과 경기침체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시만 해도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넘쳐나던 때라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드물었다. 그러나 2년 뒤인 2008년 9월 지구촌 경제가 충격에 빠져들면서 위기의 예언자란 말이 나왔다.

세계 경제가 대규모 재정지출과 국제공조를 통해 위기에서 벗어나는 듯하던 올해 5월 루비니 교수는 섣부른 회복론에 제동을 걸었다. 그는 일부 국가가 더블딥(double dip)의 위험에 처했다며 앞으로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위기 이후 출간한 저서 위기경제학에서도 이번 위기가 단 한 번의 공격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 경제는 앞으로 몇 년 동안 낮은 성장세를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더블딥은 경기침체 후 잠시 회복세를 보인 뒤 다시 침체에 빠져드는 이중침체를 말한다. 2001년 미국에서 생겨난 신조어()다. 전통적 경기순환론의 두 축은 경기가 바닥에 이른 뒤 바로 상승세를 타는 V자형이나, 한동안 침체가 이어지다 서서히 상승세를 타는 U자형이었다. 이와는 달리 더블딥은 두 번의 경기침체를 겪어야 회복기로 돌아서는 W자형 구조로 가장 악성인 셈이다.

미국의 7월 주택 판매가 한 달 전보다 27% 줄어들고 2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타나면서 더블딥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 유럽 일본의 경제 흐름도 심상찮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더블딥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6개월 전보다 더블딥의 위험성이 커졌다고 경고한다. 세계 경제가 다시 난기류에 휩싸이면 해외변수에 유난히 민감한 우리 경제가 받을 충격은 어느 정도일지, 불안감을 쉽게 떨칠 수 없다. 2년 전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이 그래도 가장 잘 대응한 국가라고 하는 평가는 결코 고정불변이 아니다. 조금 잘나가는 듯할 때 조심해야 하는 것은 정치나 경제나 매한가지다.

권 순 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