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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교육계 핀란드 러시, 왜

Posted October. 08, 2010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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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북유럽 국가 핀란드에는 한국 교육계 인사들이 몰려들었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당선자, 이청연 전 인천시 교육위원, 박영관 전 부산시 교육위원 등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단일후보로 나온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신 인사들을 비롯해 전교조, 참교육학부모회 등 진보진영 관계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서울 광주 강원 전남 등 진보 교육감이 당선된 지역의 교육청 공무원들도 있었다.

이들은 21세기 교육연구원이라는 단체가 이끄는 36명의 해외 교육탐방 팀이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단체이지만 이 단체를 조직한 인물은 핀란드 교육통으로 알려진 안승문 전 서울시 교육위원이다. 안 전 위원은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진영의 선전에 큰 공을 세웠던 교육희망네트워크를 조직했다. 그는 21세기 교육연구원 이름으로 지난해부터 3회째 핀란드 교육탐방의 인솔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임의 단체가 주도하는 해외탐방에 시도교육청 공무원이 출장으로 참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전문성과 공신력을 갖춘 외부기관에 해외출장 계획을 맡기는 경우는 있지만 비공식 단체의 탐방에 공무원이 따라가는 일은 드물다고 말했다. 이번 핀란드 탐방에 참가한 서울시교육청 장학사는 혁신학교 모델을 살펴보라는 곽노현 교육감의 지시로 다녀온 것이라며 본청의 공무국외여행 심사에서 문제없이 승인받았다고 말했다.

교육계의 핀란드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부터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핀란드 교육 서적은 올해만 10권이 넘는다. 교육 관련 민간단체의 핀란드 방문이 이어지고 있으며 서울시교육청 산하 교육연수원에서도 핀란드 교육 강좌를 열고 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도 이달 말에 핀란드 출장을 떠날 예정이다. 지난달 핀란드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취재 요청을 하는 기자에게 한국에서 굉장히 자주 오고 있는데 또 올 필요가 있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진보 진영이 핀란드에 집중하는 이유는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에서 매번 최고의 성과를 기록하는 교육 강국이라는 점 외에 평등교육을 뚜렷하게 보여줄 수 있는 국가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다. 핀란드는 국가가 주도하는 학업성취도평가가 따로 없고 고등교육까지 모든 교육비가 무상이다. 교원을 평가하는 장치도 없다. 진보 진영의 주장인 학업성취도평가 폐지와 무상급식무상교육 교원평가 폐지 등을 이미 실현한 국가인 것이다.

그러나 교육계에서는 인구 500만의 핀란드 교육과 우리 교육을 정면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고교 교장은 핀란드에는 고등학교마다 입학 가능한 점수가 확실히 나눠져 있는 일종의 고교등급제가 있는데 진보진영에서 이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윤서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