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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로 끝맺은 행복전도사

Posted October. 09, 2010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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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해온 방송인 최윤희 씨(63사진)가 남편과 함께 자살했다. 8일 경기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최 씨와 남편 김모 씨(72)는 7일 오후 8시 반경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모텔 지배인 최모 씨(40)는 퇴실 시간이 지나도 나오지 않고 전화를 걸어도 안 받아서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부부가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최 씨는 모텔 방 침대에 바로 누운 채로 목에 졸린 흔적이 있었다. 남편은 화장실에서 끈으로 목을 맨 채 발견됐다. 경찰은 최 씨의 남편이 최 씨의 목을 졸라 자살을 돕고 자신도 뒤따라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방 테이블 위에는 최 씨가 직접 쓴 편지지 1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2년 전부터 몸에 이상이 생겨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면서 많이 지쳤다. 추석 전에는 폐에 물이 차 응급실에 실려 갔고 이번에는 심장에 이상이 생겼다. 더 이상 링거를 주렁주렁 달고 싶지 않다고 적혀 있었다. 또 저는 통증이 너무 심해서 견딜 수가 없고 남편은 그런 저를 혼자 보낼 수는 없고, 그래서 동반 떠남을 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동반 자살 이유를 밝혔다. 최 씨는 유서 봉투 뒷면에 완전 건장한 남편은 저 때문에 동반여행을 떠납니다. 평생을 진실했고 준수했고 성실했던 최고의 남편. 정말 미안하고 고마워요!!라고 적었다.

부부가 사망하기 전날 최 씨의 일산 자택을 찾았던 아들 김모 씨(38)는 두 분이 여행을 다녀온다고 해서 몸이 많이 호전돼 요양을 다녀오시겠다는 뜻으로만 알았다고 말했다. 최 씨는 2년 전부터 흉반성 루푸스(자가면역질환)를 앓아오다가 올 추석 전에는 폐에 물이 차는 세균성 폐렴 증세까지 보이는 등 병세가 크게 악화됐다. 그는 추석 직후 전남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 땅끝 마을에 혼자 가서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시도했지만 남편이 119에 신고해 실패했다는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최 씨는 전업주부로 지내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진 38세에 뒤늦게 금강기획 카피라이터로 입사해 국장까지 승진했다. 2001년부터는 각종 방송에 출연해 행복과 웃음을 가치를 전했다. 병마와 싸우면서도 지난해만 4권의 책을 펴내는 등 행복과 희망을 주제로 26권의 저서를 남겼다. 최 씨 부부의 시신은 현재 일산병원에 안치돼 있다. 아들 김 씨는 빈소는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차려지지 않고 10일 인근에서 화장한다고 밝혔다.



남경현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