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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재•보선 비용, 원인 제공자가 부담케 해야

[사설] 재•보선 비용, 원인 제공자가 부담케 해야

Posted November. 02, 2010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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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부터 올해 62 지방선거까지 군수 선거를 5차례나 치른 경북 청도군 주민은 선거 얘기만 나오면 고개를 돌린다. 당선자 3명이 불법선거와 비리혐의로 중도 하차해 두 차례 지방선거 이외에 재보선을 3차례나 치렀다. 2007년 12월 재선거 때는 금품수수 혐의를 받은 주민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1400여명이 사법 처리되는 홍역을 겪었다. 재보선으로 재정자립도가 10%에 불과한 청도군은 매번 약 5억 원씩의 선거비용을 지출했다.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의 당선 무효 등으로 생긴 공석을 채우기 위한 재보선은 2000년부터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로 정례화 됐다. 올해까지 11년간 22차례의 재보선에 1710억여 원의 국민세금이 투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고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한 선거비용만을 계산한 것이 이 정도다. 후보자와 가족 및 친인척, 후원자 그리고 소속 정당이 쓴 합법적 불법적 비용까지 더하면 훨씬 많은 돈이 선거에 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근섭 전 경남 양산시장이 지난해 자살하면서 60억원의 선거 빚을 진 것으로 드러났다. 지방선거에서 후보들이 쓰는 음성적 비용의 규모를 알만하다.

국회의원 및 지방선거에서 뽑는 공직은 국민과 지역 주민을 대표하는 성격을 갖고 있어 공석이 생기면 새로 뽑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불법선거를 저지른 후보자 때문에 치르는 재보선 비용 전액을 국민이 부담하는 시스템에는 문제가 있다. 불법선거운동 등으로 재보선을 초래한 원인을 제공한 해당 후보자와 정당에게 징벌적 차원에서 선거비용을 분담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현행법에 돈 선거나 불법선거 혐의가 있는 당선자를 형사처벌하고 공직에서 추방하는 강력한 제도가 있는데도 불법 선거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자정()능력이 없는 정당의 책임이 크다.

일본에서는 중참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면 유효 투표의 6분의 1 이상 득표한 2위 후보가 승계하도록 돼 있다. 프랑스는 지방의원 선거 때 보충후보를 러닝메이트로 함께 출마하도록 해서 빈 자리가 생길 경우 보충후보가 그 자리를 잇는다. 우리도 재보선의 폐해와 낭비적 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재검토할 때가 됐다. 2030% 정도인 재보선 투표율이 주민의 대표성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여당과 야당이 의원이나 시장 군수 몇 자리 뽑는 재보선을 정권의 중간평가처럼 다걸기를 하는 것도 정치의 낭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