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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송영길의 폭탄주 폭언

Posted November. 29, 2010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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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3일 북한군의 포격 도발로 우리 군인과 민간인들이 숨지거나 다친 연평도 등 서해 5도는 모두 인천시 옹진군에 속한다. 60년 전 인천상륙작전은 625 전쟁의 판세를 결정적으로 바꾸었다. 주민 중에는 북에서 내려온 실향민과 그 자녀들이 많다. 인천시민이 다른 어떤 지역 주민보다도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분노하는 이유다.

송영길 인천시장이 24일 연평도에서 북한군의 포격으로 그을린 소주병을 들면서 이거 진짜 폭탄주네라고 말했다. 송 시장 측은 폭탄이 떨어진 술이 돼 버렸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가 폭탄주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침통해하는 분위기 속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송 시장은 우리 군에서 포사격 훈련을 하자 자극받은 북이 우리 군 포진지를 공격했다 북한의 1차 공격 뒤 우리 군이 강하게 대응한 탓에 2차 공격이 있어 민간인이 집중 피해를 당했다는 말도 했다. 하나하나가 한국 공직자 입에서 나왔다고 믿기 어려운 폭언()들이다.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송 시장의 술 관련 잡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5월 평화민주당 백석두 인천시장 후보는 2004년 8월 송영길 의원 등 열린우리당 386 의원 5명이 베트남 룸살롱에서 술을 마신 뒤 현지 미성년자와 성매매를 했다가 베트남 당국에 적발됐다며 관련자 증언을 공개했다. 송 시장 측이 근거 없는 루머에는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혀 사실 규명은 유야무야됐다. 광주민주화운동 20주년 전야제가 열리던 2000년 5월에는 초선의원 당선자인 그를 포함한 일부 정치인이 광주의 유흥업소에서 여종업원들과 술판을 벌인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송 시장은 폭탄주 발언 논란에 대해 치졸한 말꼬리 잡기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때와 장소에 따라 할 말이 있고, 입에 담아서는 안 될 말이 있다. 공인()이, 그것도 북한의 도발로 피해를 본 인천의 행정책임자가 비극의 현장에서 폭언을 내뱉은 것은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자신의 가족이 그런 참변을 당했더라도 폭탄주 운운할 수 있었을 것인가. 송 시장은 인천시민과 국민 앞에 공개 사과하는 것이 마땅하다.

권 순 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