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자로 전락한 왕년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5미국사진)가 결국 1승도 없이 시즌을 마감했다. 더구나 사상 처음으로 3타 이상 앞선 상황에서 마지막 라운드에 역전패를 당해 아픔은 더욱 컸다.
6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사우전드 오크스의 셔우드CC(파727027야드)에서 막을 내린 셰브론 월드 챌린지. 자신이 주최한 이 대회에서 우즈는 3라운드까지 17언더파를 치며 황제의 위용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비정규 대회지만 우승을 한다면 희망차게 2011년을 맞을 수 있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끝내 우즈를 외면했다. 우즈의 앞길을 막은 선수는 올해 US오픈 챔피언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이었다. 전반에만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맞바꾼 우즈는 13번 홀(파5)에서 더블 보기를 해 1오버파 73타로 라운드를 마쳤다. 반면 맥도웰은 3타를 줄여 둘은 16언더파 272타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결정적인 순간 롱 퍼트를 성공시킨 뒤 주먹을 불끈 쥐는 세리머니는 우즈의 전매특허. 하지만 이날 승부를 결정짓는 클러치 버디를 잡아낸 쪽은 맥도웰이었다.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우즈는 두 번째 샷을 맥도웰보다 홀에 더 가깝게 붙였지만 맥도웰은 7m도 넘는 내리막 퍼트를 홀에 집어넣어 버렸다. 반면 우즈는 4.5m 버디 버트에 실패하며 1년여 만에 찾아온 우승 기회를 날렸다.
한편 우즈를 밀어내고 세계 1위에 오른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는 이날 남아공에서 열린 남아공투어 선시티 챌린지에서 우승하며 1인자 자리를 굳게 지켰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