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해상 우리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침범해 불법 조업하다 한국 해경 경비함을 들이받고 침몰한 사건에 대해 중국이 한국의 책임을 주장하고 나섰지만 우리 해경에 붙잡힌 중국 선원들이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중국 어선 랴오잉위() 호 침몰 사건을 조사 중인 군산해양경찰서는 구조된 중국 선원들을 상대로 침몰 경위를 조사한 결과 한국 EEZ를 침범해 조업하던 중 해경이 추격하자 이를 방해하려다 실수로 경비함을 들이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침몰한 중국 어선이 한국의 EEZ에 들어가 불법 조업한 사실을 부인하며 한국에 책임을 돌린 중국 외교부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군산해경에 따르면 18일 낮 12시 5분경 3000t급 경비함인 3010함은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에서 서남쪽으로 약 68마일(약 126km) 떨어진 해상에서 대규모 선단을 이뤄 불법 조업하던 중국 어선 50여 척을 발견했다. 우리 EEZ를 2.3마일(약 4.3km)이나 침범한 지점이다. 해경 3010함은 고속단정 2척을 내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조업하고 있던 랴오잉위 호 등 중국 어선 2척의 단속에 나섰으나 중국 선원들은 쇠파이프와 몽둥이를 마구 휘두르며 달아났다. 이들을 추적하던 해경이 오후 12시 52분경 어청도 서북쪽 72마일(약 133km) 해상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랴오잉위 호가 3010함 선수를 들이받고 침몰했다. 이 지점은 우리 EEZ를 1.2마일(약 2.2km) 벗어난 잠정조치 수역이다. 중국 선원들은 해경 조사에서 단속 위기에 처한 동료 어선을 돕기 위해 한국 경비함을 막으려다 실수로 경비함을 들이받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해경 측은 전했다. 해경은 랴오잉위 호 선원들에 대해 EEZ법 위반 및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입건해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해경은 중국 어선 2척은 우리 EEZ를 침범해 조업했기 때문에 국제해양법을 적용해 잠정조치수역까지 추적해 나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이날 중국 어선 침몰사건은 어업협정과 관련한 단순한 사고에 해당한다며 사고를 정확하게 처리한다는 차원에서 해경 측 관계자들을 오전에 외교부 청사로 불러 사고 당시의 비디오 화면을 몇 차례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재신 외교부 차관보는 20일 베이징()에서 후정웨()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를 만나 이번 사안이 다른 외교 문제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건 수습에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황금천 김영식 kchwang@donga.com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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