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창 창 창.
3일 저녁 1만1000명이 빼곡히 들어선 태국 방콕 임팩트 아레나 공연장에 태국어 노래 코끼리 송이 울려 퍼졌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3인조 남성 그룹 JYJ의 김재중. 그는 지난해 월드와이드 앨범 쇼케이스를 위해 방콕을 찾았을 때 태국어로 노래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었다. 태국인이 좋아하는 코끼리(창)를 묘사한 단순한 리듬의 노래였지만 열광한 팬들은 2절까지 내리 따라 불렀다.
이날 방콕 콘서트는 JYJ가 아시아 팬들의 성원 속에 시작한 월드투어 첫날이었다. 티켓 값은 9006000밧(약 3만600024만 원)으로 현지 기준으로는 고가였지만 2, 3일 이틀간 열린 콘서트 티켓 2만2000장이 일찌감치 매진됐다. 태국뿐 아니라 일본 중국 싱가포르 필리핀 홍콩 대만 등에서까지 몰려온 팬들은 빨간 리본 모양의 머리띠에 빨간 야광봉을 들고 줄지어 공연장에 들어섰다. 10년 넘게 K-pop(한국 대중음악)을 들어왔다는 태국의 이모 팬 수품냐 씨(36)는 JYJ는 직접 작사 작곡을 한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세 멤버가 모습을 보이자 꺄악. 열성 팬들의 환호 소리엔 국경이 없었다. 아시아 각국에서 몰려든 팬들은 비명을 지르며 무대에 오른 김재중 박유천 김준수를 환영했다. 엠티로 첫 무대를 꾸민 셋은 나인 피에로 비 마이 걸 아이 러브 유로 콘서트를 이어갔다. 노래 사이사이 사와디캅(안녕하세요) 캅쿤캅(감사합니다) 하고 현지어로 인사할 때마다 관객들은 환호했다.
신나는 댄스곡이 시작되자 관객들은 멤버들의 이름을 한글로 적어 넣은 분홍색 하트 모양의 종이를 리듬에 맞춰 흔들어댔다. 박유천이 주연한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삽입곡 찾았다를 부를 땐 관객들도 한국어로 따라 불렀다. 일본 도쿄에서 공연장을 찾은 사이토 아사코 씨(33)는 어제와 오늘 이틀 공연을 다 봤다. JYJ의 공연은 언제나 최고라며 즐거워했다.
이번 공연은 김재중이 총감독을 맡았다. 그는 무대 의상의 원단부터 조명 움직임 하나까지 신경을 썼다. 예전부터 느껴온 부족한 부분을 채워 완성도 높은 공연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준수는 기획 단계부터 멤버들이 상의해 무대를 꾸미니 무대 전체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고, 그 덕분에 지금껏 가진 첫 무대 중 가장 마음이 편한 무대였다고 말했다.
박유천은 월드투어를 시작하는 소감을 묻자 이제 우리 세 명의 노래만으로 공연을 할 수 있어 자신감과 뿌듯함이 생겼다고 답했다. JYJ를 알리는 데 주력했던 쇼케이스와 달리 (이 공연으로) 우리가 어느 위치에서 어느 선까지 할 수 있는 지에 대한 평가가 내려질 겁니다. JYJ는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공연에서 처음 공개한 신곡 겟 아웃 보이스 레터 등 4곡을 포함해 앙코르 곡까지 모두 19곡을 불렀다.
공연장엔 300명이 넘는 태국 취재진과 일본 중국 등지에서 기자 40여 명이 몰려와 한류스타 JYJ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태국에서 시작된 월드투어는 대만, 중국 베이징, 캐나다 밴쿠버, 미국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세계 8개 도시를 거쳐 6월 11, 12일 부산에서 마무리된다.
강은지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