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의 사이버 안보를 담당할 6명의 정보보안 특수부대원을 양성한다. 사이버전은 수적인 우세를 앞세워 싸우는 전투가 아니라 1명의 천재가 전세를 가르는 두뇌 싸움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정보기술연구원이 총 19억 원의 예산을 들여 내년 3월까지 6명의 화이트해커(선의의 목적을 가진 해커)를 선발하는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프로그램을 이달 시작하는 것으로 2일 확인됐다. 화이트해커는 클라우드 컴퓨팅 보안 스마트폰 해킹 사고에 대응할 모바일 보안 사이버 해킹과 물리적인 정부 시설에 타격을 입히려는 시도를 동시에 차단하는 융합 보안 보안 구멍을 탐색하는 취약점 분석 디지털 포렌식(사이버 해킹 증거 수집) 정보보안 관련 법률과 정책을 자문하는 보안컨설팅 등 6개 분야별로 1명씩 선발된다.
정부는 지난달 내로라하는 해킹 고수 237명으로부터 지원서를 받아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60여 명을 선발했다. 이들을 TV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차례로 탈락시켜 6명까지 줄여나갈 예정이다. 최종 선발된 화이트해커에겐 1인당 2000만 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원하는 해외기관에서 추가 교육을 받을 기회도 준다.
또 국가정보원, 경찰청, 사이버 사령부 등 사이버 안보를 맡는 국가기관에 인력 풀로 우선 공급하며 희망자에 한해 민간 정보보안업체 취업도 지원키로 했다. 지원자들은 고등학생부터 대학원생까지 다양하며 해커 커뮤니티의 유명 인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 과정도 차별화했다. 각계 분야 전문가들이 도제식으로 학생을 가르치고 해외에서 해킹 시도가 빈발한 점을 감안해 외국어 과정도 포함시켰다. 해킹 기술을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보보호 윤리교육도 교과 과정에 있다.
유준상 한국정보기술연구원장은 한국은 정보기술(IT) 인프라가 우수하기 때문에 사이버 공격을 당할 확률도 높지만 정작 정보보안 인력의 질은 떨어진다고 판단해 이번 과정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2011년 국내 정보보안산업 실태조사를 보면 국내에는 우수한 정보보호 연구개발 인력이 적다. 기술 등급으로 분류했을 때 인력 비율이 초급>중급>고급>특급 순이다.
정진욱 cool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