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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빅 데이터와 빅 브라더

Posted August. 11, 2012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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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시가 최근 4000만 달러(약 450억 원)를 투자해 개발한 최첨단 범죄감시시스템 DAS를 공개했다. 맨해튼에 설치된 3000여 개의 폐쇄회로(CC)TV 등을 이용해 도시 전역의 범죄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경찰 데이터베이스와 연결해 단시간에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비정형의 대용량 데이터를 분석해 의미 있는 정보를 추출하는 빅 데이터 기술로 범죄를 막겠다는 것이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용의자 차량을 추적하면서 최근 이동경로, 체포기록, 관련 범죄 발생지도 등을 함께 제공해 범죄 패턴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며 경찰이 더는 구닥다리가 아니다라고 큰소리를 쳤다.

오늘날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은 도시에서 산다. 세계 각국 국내총생산(GDP)의 80%가 도시에서 나온다. 중세 유럽처럼 도시들이 자본과 인재를 두고 경쟁하는 신()중세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시화는 필연적으로 범죄 교통 환경 같은 도시문제를 낳는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최근 주목받는 기술이 빅 데이터다. 뉴욕시가 DAS시스템을 다른 도시나 나라에 판매하고 투자비를 회수하려는 것도 이런 흐름을 올라타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산타크루즈시는 빅 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범죄예측이나 범죄분석 시스템을 도입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는 도시 내 30여 개 기관의 정보와 프로세스를 단일체제로 통합해 자연재해, 교통, 전력공급 등을 24시간 감시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한국 인천의 송도국제도시도 CCTV에 잡힌 수상한 물체나 이상 행동 패턴을 인식하고 분석하고 실시간으로 관계기관에 통보하는 지능형 영상감시시스템을 마련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우리 정부의 공공부문에 빅 데이터 기술을 응용하면 행정 효율성과 세수() 늘리고 교통 혼잡 비용을 줄여 약 2조1000억4조2000억 원의 부가가치를 거둘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기술은 양날의 칼이다. 뉴욕의 DAS시스템에 대해 정보 집적에 따른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는 빅 브라더 논란이 일고 있다. 그렇다고 기술에 죄를 묻는 건 어리석다. 제도와 문화가 기술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면 빅 데이터가 빅 브라더로 바뀌는 건 순간이다. 빅 데이터 시대의 성패는 기술이 아닌 사람에 달려 있다.

박 용 논설위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