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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교 20년 한중, 신협력시대 열어야

[사설] 수교 20년 한중, 신협력시대 열어야

Posted August. 22, 2012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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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로 한국과 중국 국교수립 20주년을 맞는다. 냉전()이 열전()으로 폭발한 625 전쟁에서 총부리를 겨눴던 두 나라가 수교한 것은 동북아시아 새판 짜기의 서막이었다. 수교 성년을 맞기 까지 양국이 이룬 양적질적 성장은 괄목할만하다. 수교 당시 리펑() 당시 총리는 물이 흐르면 개천이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한중 교류는 개천을 훌쩍 뛰어넘어 창장()의 거대한 물줄기로 바뀌었다.

1992년 63억 8000만 달러였던 양국 교역규모는 20년 만에 2206억 2000만 달러로 무려 35.6배나 늘었다. 중국이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도 8% 이상의 고속성장을 이루면서 거대한 시장을 제공한 데 따르는 반사이익을 우리가 챙긴 측면도 있다. 그러나 대중 수출 의존 심화가 우리 경제에 부메랑이 되지 않도록 수출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장을 다변화하는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 된다.

한중관계는 협력동반자 전면적 협력관계를 넘어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격상됐지만 현실에서는 공허한 수사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국제사회가 참여한 객관적 조사로 북한의 도발이 명백히 드러난 천안함 폭침에 대해 북한을 일방적으로 두둔하더니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핵 제재를 무산시킨 것이 중국이다.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대북송환 원칙을 고수하고 대북인권운동가 김영환 씨를 고문하고도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차기 중국 국가주석이 유력한 시진핑은 2010년 항미원조() 전쟁은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역사적 사실과도 다르고 시대의 흐름에 동떨어진 말을 했다.

중국은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을 선언한 미국과 손잡고 중국을 봉쇄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위협에 맞선 군사동맹으로 시작한 한미동맹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동북아 지역 전체의 평화와 안전에 기여하는 안전장치다. 북한의 핵무기가 폐기되고 통일에 근접한 이후에도 주한미군의 주둔이 필요하다는 주장의 근거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도 중국과의 화합을 이루는 연미화중()의 길을 찾아야 한다.

한중 양국이 한반도와 동북아의 장래에 대해 공통의 비전을 마련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북한의 급작스러운 붕괴보다는 김정은 체제가 개혁개방에 나서 스스로 핵무기를 포기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해 가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라는데 양국은 의견을 같이한다. 우리의 국가목표인 통일을 달성하기 위해서도 중국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통일한국이 중국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평화번영의 필수적 요소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설득할 필요가 있다. 내년 새롭게 구성될 양국 정부는 구동존이()의 정신을 발휘해 한중 신()협력 시대를 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