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야권후보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하면서 서로 자신에게 유리한 단일화 방식을 도입하기 위한 양측의 치열한 신경전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단일화 방식으로 여론조사가 포함될 경우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때의 여론조사 방식처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지지층을 응답 대상에서 제외시킬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여론조사의 단일후보 지지도에서 박 후보 지지층을 포함하면 문 후보가, 2002년 방식처럼 박 후보 지지자를 빼면 안 후보가 유리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002년 단일화 때의 여론조사 질문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지지자를 제외한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이회창 후보와 경쟁할 단일후보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십니까였다.
한겨레신문-리서치플러스의 2, 3일 조사에서 박근혜 후보와 경쟁할 야권 단일후보로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안 후보(45.6%)가 문 후보(42.4%)를 앞섰다. 박 후보 지지층을 제외하면 안 후보 53.2%, 문 후보 39.8%로 격차가 훨씬 벌어졌다.
SBS가 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야권후보 적합도를 물었을 땐 문 후보(48.6%)가 안 후보(37.6%)를 앞섰지만, 2002년 단일화 때처럼 박 후보 지지자를 제외하자 안 후보(49.2%)가 문 후보(43.4%)를 앞섰다.
여론조사 질문 내용에 따라 단일화 과정에서 두 후보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리서치앤리서치(R&R)의 24일 조사에선 박 후보 지지자를 제외하고도 문 후보(41%)가 안 후보(39%)를 오차범위 안에서 앞섰다.
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