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저지른 홀로코스트(대학살)의 피해자 가운데 아직도 보상을 받지 못한 유대인이 있으면 지금이라도 보상하겠다고 15일 밝혔다.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이날 베를린유대인박물관에서 우리는 아직도 모든 유대인 피해자의 이름을 알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독일 정부는 이날 유대인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위해 독일과 이스라엘이 1952년 체결한 룩셈부르크 조약 개정 내용을 발표했다. 이 조약으로 지금까지 독일이 내놓은 보상금은 700억 유로(약 97조4841억 원)에 이른다.
이를 두고 스튜어트 아이전스탯 전 유럽연합(EU) 주재 미국대사는 나치 범죄의 책임을 인정하고 보상을 계속하는 독일 정부와 관리들에게 찬사를 보낸다며 그것은 일본이 (2차 세계대전 때 저지른 행동의) 책임 인정 문제에 보이는 태도와 극명히 대조된다고 말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동유럽과 옛 소련 지역에는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한 유대인들이 있다며 독일 정부가 전 세계 10만 명의 홀로코스트 생존자에게 생계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언론은 이번 조치로 동유럽에 사는 8만10만 명이 보상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생존해 있는 홀로코스트 피해자는 약 50만 명으로 추정된다.
새 조약에 따르면 옛 공산권 국가의 유대인 생존자들은 일시불로 2556유로(약 356만 원)를 받는다. 또 기존에 받던 연금 액수도 매월 200260유로에서 300유로로 늘어난다. 지난해 연금액을 11% 올렸던 독일 정부는 2013년, 2014년에도 계속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이날 독일의 과거사를 또 한 번 깊이 반성했다. 그는 홀로코스트 범죄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것이라며 보상금만으로 수백만 명에게 저지른 고통과 부당함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종훈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