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담배 피우지 말고 일본 술 먹지 말자.
국내 자영업자들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반발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들어갔다.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과 한국휴게음식업중앙회, 소상공인단체연합회 등 60여 개 단체 소속 자영업자 200여 명(경찰 추산)은 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종로2가 탑골공원에서 불매운동의 시작을 알리는 기자회견과 퍼포먼스를 열었다.
이들은 음식점과 주점,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전국의 회원 600만 명에게 일본 제품을 팔지 말 것을 호소했다. 이어 일본이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 기념식 행사 등 독도 침탈 행위를 중단하고 과거사를 반성할 때까지 불매운동을 무기한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 주최 측은 연휴가 끝나는 4일부터 식품류와 주류, 담배를 중심으로 불매운동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불매운동 스티커를 제작해 전국의 자영업자들에게 나눠주고, 15일에는 부산 해운대구에서 1000여 명이 참석하는 가운데 일본 제품을 판매하는 마트를 규탄하는 행사를 열 계획이다.
오호석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대표는 어느 정도의 수입 감소는 각오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일본을 규탄하는 불매운동을 강력하게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기자회견 뒤 일본 제품과 상표가 그려진 나무판에 붉은색 물감을 넣은 계란 100여 개를 던지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상당히 진지한 분위기였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생활용품 판매점을 운영하는 김모 씨(60여)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지원하는 일본 기업의 제품을 사는 것은 결국 그 행사를 돕는 것과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옥외광고업체를 운영하는 장인석 씨(50)는 행사에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데리고 왔다. 장 씨는 일본의 도발에 감정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실천을 통해 반대 의견을 보여주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NHK와 아사히TV, TV도쿄 등을 비롯한 일본 언론이 몰려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한 일본 일간지 기자는 한국에 있으면서 불매운동이 진행되는 것을 여러 번 봤지만 매번 일회성에 그쳤다며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권기범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