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닮으라던 장인어른의 말씀이 마음 깊이 남아 있습니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사진)은 12일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별도의 친교 자리를 마련해 개인적인 인연을 나눴다. 유도요노 대통령의 장인은 1974년 한-인도네시아 수교 이후 4년 동안 초대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를 지냈다. 유도요노 대통령의 부인인 크리스티아니 헤라와티 여사도 2년 동안 한국에 머물렀으며 간단한 한국어를 구사할 줄 안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당시 연애 중이던 부인을 만나러 한국을 몇 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유도요노 대통령에게 한국에서의 로맨스가 행복했는지를 살짝 물어봤다고 한다. 그는 부인이 한국에서 편지를 워낙 많이 보내와 설악산과 판문점을 가보지는 않았지만 마치 가본 것 같았다. 한국 국민들의 역동성과 자립의지에 감동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박 대통령은 당시 퍼스트레이디 대행 시절 유도요노 대통령의 장모인 수나리티 여사와의 만남을 회상하며 반가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1년에 한두 차례 가족과 함께 한국 식당을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장남은 올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궁 정원에서 식수 행사를 갖기도 했다. 이는 헤라와티 여사가 유도요노 대통령에게 한국이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 나무심기 운동을 하면서 메마른 산림을 녹화하는 데 성공했으니 인도네시아의 녹화 노력을 박 대통령과 함께 기원하자고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1998년 외환위기 때 한국 기업들이 인도네시아를 떠나지 않고 남아있었던 것에 여러 차례 감사함을 표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유도요노 대통령의 머릿속에 한국은 잇속만 챙기는 나라가 아니라 의리가 있고 신뢰할 수 있는 나라로 기억돼 있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