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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지갑을 열어야 서민 일자리 늘어난다

부자가 지갑을 열어야 서민 일자리 늘어난다

Posted February. 10, 2014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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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센텀시티는 쇼핑몰 아이스링크 아쿠아랜드 등을 갖춘 동양 최대의 복합쇼핑 리조트다. 기네스북에 오른 세계 최대 백화점을 비롯해 각종 시설이 크고 화려해 가본 사람은 입을 딱 벌리고 감탄하는 부산의 랜드마크가 됐다. 재래시장을 살리자는 쪽에서 보면 온갖 시설을 다 모아놓고 사람들을 끌어가 지갑을 열게 하니 얄미울 수도 있다.

그러나 센텀시티에는 영상 영화 소프트웨어 등 관련 산업체 1200여 개가 입주해 1만5000여 명의 전문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기업이 관광문화 인프라를 만들어 지역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린 대표적인 사례다. 센텀시티에는 쇼핑객 뿐만 아니라 국내외 관광객들을 찾아오고 있다.

고소득층 가구가 월 26만 4000원을 더 소비하면 연간 16만80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긴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소득계층별 소비여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부자들이 지갑을 더 열면 국내총생산(GDP)은 연평균 7조2000억 원 더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내수를 활성화하려면 고소득층의 소비를 늘릴 방법부터 궁리해야 한다는 얘기다.

국내 민간 소비가 늘어야 제조업과 서비스 생산이 증가하고 일자리가 늘어난다. 한국은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 속에서도 지난해 사상 최대 수출액과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했다. 하지만 수출 호조가 서민 살림살이의 온기()로 이어지지 못했다. 어음부도율은 3년 만에 최고일 정도로 내수가 침체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연설에서 내수와 수출의 균형 발전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서민은 소비를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못 쓴다. 가계 대출이 1000조 원을 넘어섰다. 부자들이 지갑을 열어야 하는 이유다. 최근 몇 년간 소비증가율은 소득증가율에 못 미쳤다. 특히 고소득층 소비가 부진하다. 고소득층의 월평균 실질가처분소득은 587만원으로 저소득층(66만원)보다 9배 이상 높지만 월평균 소비지출은 323만원으로 저소득층(90만원)의 3.6배에 불과했다.

정부는 내수 유발효과가 큰 국내 관광을 늘리기 위해 초중고 봄가을 방학을 검토한다는 방안까지 내놓았다. 해외로 쏠리는 고소득층의 관광 수요를 국내로 돌리기 위해 고급 문화 관광 인프라를 늘려야 한다. 골프장에 대한 특별소비세와 각종 규제를 줄이면 해외 골프관광도 줄어들 것이다. 고급 주택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수요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곳저곳에서 내수가 살아나야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