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서 훈련하고 있는 러시아군의 원대복귀를 명령한 이후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대치 상태가 풀리지 않고 있다.
러시아 국영 RIA통신은 4일 러시아 전략로켓군이 카스피 해 인근 아스트라한 기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일종인 RS-12M 토폴을 시험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이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1만500km다. 미국 백악관은 오래전에 미국 측에 통보됐다고 언급했지만 미국이 러시아에 압박을 가하는 시점이어서 미묘한 파장을 낳았다.
러시아 흑해함대는 크림반도와 러시아 사이의 케르치 해협을 계속 봉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는 케르치 해협 봉쇄에 러시아 함정 2척이 동원됐으며 인근에는 무장 장갑차도 배치돼 있다고 전했다.
흑해 상공에서는 러시아와 터키 공군이 대치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터키군 총사령부는 4일 러시아 IL-20 정찰기가 흑해 연안의 터키 영공에 진입함에 따라 F-16 전투기 8대를 발진시켰다고 밝혔다. 터키 아나돌루통신은 또 러시아 군함 2척이 흑해함대로 귀항하기 위해 이날 오전 터키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크림반도에서 러시아의 완전 철군을 압박하고 나섰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추가 침공할 구실을 찾고 있다며 러시아가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지 않으면 보복 조치를 내리겠다고 경고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러시아와 예정됐던 양자투자협정(BIT)에 관한 실무회담을 전격 보류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