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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권력의 검은 공생, 성완종 뿐인가

Posted April. 14, 20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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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국무총리가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지인인 충남 태안군의회의 이용희 김진권 의원에게 15차례에 걸쳐 전화를 건 것으로 밝혀졌다. 이 총리는 성 회장이 자살하기 하루 전인 8일 이들이 성 회장과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집중적으로 캐물었다고 한다. 내가 총리니까 나에게 말하라고 다그치기도 했다. 상대방이 휴대전화 전원을 꺼버렸다고 털어놓았을 정도이니 총리 체면이 말이 아니다.

이 총리는 친분이 있기 때문에 어떤 말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친분 있는 분에게 전화를 안 드리는 게 더 이상하지 않은가라고 말했으나 선뜻 수긍하기 힘든 주장이다. 이 총리에게 뭔가 구린 구석이 있거나, 어느 야당 의원의 주장처럼 이 총리가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 총리의 이름이 포함된 성완종 리스트가 처음 공개됐을 때 이 총리는 19대 국회 당시 1년 동안 함께 의정활동을 한 것 이외에는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또한 믿기 어렵다. 성 회장이 최근 검찰 수사를 받을 때 이 총리에게 직간접으로 구명을 요청했다. 이 총리는 올 2월 국회 인사청문회 때 자신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자 성 회장이 만든 충청포럼에 지원을 부탁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시절부터 밀접한 관계였다는 증언도 나온다. 이 총리는 인사청문 과정에서 자신의 병역 관련 의혹과 관련해 거짓말을 했다. 일부 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한 발언을 부인했다가 녹취록 공개로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그는 어제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혈액암으로 투병생활을 하느라 2012년 대선에 관여하지 못했다고 말했으나 당시 새누리당 충남 명예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여러 차례 지원활동에 나섰다고 한다. 그는 불리하면 일단 부인하거나 둘러대는 모습을 보여 다시 한번 도덕성에 문제를 드러냈다.

이 총리는 경남기업과 고인으로부터 정치적 후원금을 받은 건 없다고 말했으나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것도, 성 회장의 지인들에게 부적절한 전화를 한 것도 석연치 않다. 이 총리가 정말 떳떳하다면 스스로 가장 먼저 수사를 받겠다고 나서야 한다.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성역 없이 엄정히 대처하라고 주문한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에 부합하고,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를 돕는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