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S(출루율+장타력)는 타율보다 타자 능력을 더 잘 보여주는 잣대다. 그럼 OPS가 가장 높은 타순은 몇 번일까. 정답은 한국과 미국이 다르다이다. 9일 현재 한국에서는 4번(0.910)이 최고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3번(0.796)이 4번(0.765)보다 높다.
평화왕 강정호(0.716사진)가 미국프로야구 내셔널리그에 속한 피츠버그에서 4번 타자로 꾸준히 나올 수 있는 이유다. 피츠버그는 팀 내 최고 타자인 앤드루 매커천(0.896)을 3번 타자에 배치했다. 여기에 스타를링 마르테(0.788)가 부상으로 빠지고 닐 워커(0.749)가 4번 타순에서 부담을 느끼자 강정호에게 4번 타자 자리를 맡겼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강정호는 어떤 타순이든 자기 임무를 편안하게 수행할 수 있는 성숙한(mature) 타자라며 타점을 뽑아내는 재주도 있기 때문에 4번 자리에 제격이라고 말했다.
허들 감독의 예상은 9일 안방 경기에서도 맞아떨어졌다. 이날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4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장한 강정호는 0-2로 뒤진 2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내야 안타를 2루타(시즌 10호)로 둔갑시키며 팀에 첫 득점을 안겼다. 8회말에는 5-2로 승부를 결정짓는 쐐기 타점도 기록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