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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 •호남에 사로잡힌 야권 신당론

Posted July. 11, 2015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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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전현직 당직자와 당원 등 100여명이 그제 탈당한 것은 작은 반란으로 보일지 몰라도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야권의 신당 창당론이 행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새정치연합이 친노(친노무현) 기득권 세력에 휘둘리는 당이 됐다면서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전국 정당을 만들겠다고 명분을 내세웠다.

그들이 말하지 않은 사실이 있다면 호남민심 이반일 것이다. 새정치연합에 문재인 대표 체제가 들어선 이후 호남 홀대와 친노 패권주의가 당 사무직까지 확산됐고, 429 재보선 패배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 총선에서도 호남 출신과 비노(비노무현)계 인사들이 배제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구심점을 자처하면서 새정치연합의 김한길 박주선 김동철 의원과 정대철 상임고문, 정세균 전 최고위원,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도 군불을 때는 모습이다.

큰 선거가 있을 때마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당이 이합집산을 거듭한 것은 우리 정당사의 경험칙이다. 열린우리당과 자유민주연합의 생성과 소멸, 새정치연합과 새누리당의 세력 재편과 당명 변경도 마찬가지다. 총선을 9개월 앞둔 야권에서 신당 창당론이 터져 나오는 것은 이제 변수가 아닌 상수로 보아야 할 것이다.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해도 문 대표가 계파 갈등 청산은커녕 친노와 비노를 모두 끌어안는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해 빌미를 제공했다.

정당이 지역이나 인물, 또는 오로지 선거 승리를 목적으로 헤쳐모여를 반복하는 것은 후진적 정치의 모습이다.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 시대와 함께 끝난 줄 알았던 정치 행태가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것은 민주주의 지체() 현상이다. 이런 낡은 정당 문화에서 벗어나려면 신당을 만들더라도 분명한 비전과 가치를 세워야 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사람을 모아야 한다. 단순히 호남이 홀대받아서, 친노가 싫어서, 자신의 정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탈출구로 신당을 만든다면 또 다른 지역정당의 전철을 밟다가 한철 선거 뒤 소멸될 것이 뻔하다. 한때 집권한 경험이 있는 늙은 민주개혁 세력이 다시 한번 영화를 누릴 작정으로 정당을 깨는 식이라면 국민의 공감도 받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