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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미서 리퍼폰 판매 시작...'노트7'도?

삼성, 미서 리퍼폰 판매 시작...'노트7'도?

Posted September. 06, 2016 06:59   

Updated September. 06, 2016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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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리퍼폰(Refurbished phone) 시장에 뛰어들었다. 리퍼폰이란 불량품이나 중고품을 신제품 수준으로 정비한 뒤 저렴한 가격으로 다시 판매하는 ‘재생폰’을 의미한다.

 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북미 온라인몰은 이달 2일(현지 시간)부터 ‘갤럭시 S6’ 시리즈와‘ 갤럭시 노트4’ ‘갤럭시 S5’ 등 구형 제품들을 판매 중이다. 해당 리퍼폰은 삼성전자 엔지니어가 직접 수리한 것으로 새 이어폰과 충전기를 포함해 판매된다. 새 제품과 마찬가지로 1년간 무상 보증해준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배터리 발화 문제로 회수한 ‘갤럭시 노트7’도 대부분 리퍼폰으로 다시 판매해 리콜 비용 부담을 줄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 이미 뜯어서 열흘가량 쓴 140만 대를 비롯해 아직 법인 및 이동통신사 재고로 잡혀 있는 물량 상당수가 리퍼폰으로 재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 판매 시점은 리콜 사태가 수습되고 갤럭시 노트7 신제품 판매가 정상 재개되고 난 뒤인 내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통신사와 색상별로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가격은 최대 265달러(약 30만 원)까지 할인된다. 미국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이 공급하는 ‘갤럭시 S6엣지’(32GB 용량) 블랙사파이어 리퍼폰은 정상가 649.99달러보다 200달러가 할인된 449.99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2014년 9월에 나온 ‘갤럭시 노트4’ 역시 200달러 할인된 399.99달러에 살 수 있다. 2014년 4월 선보인 ‘갤럭시 S5’는 이보다 저렴한 299.99달러에 살 수 있다.

 삼성전자는 회수된 갤럭시 노트7도 품질 검사를 거친 뒤 부품을 재정비해 인도나 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에 기존 출고가보다 25∼5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도 2일 열린 갤럭시 노트7 리콜 관련 기자회견에서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지만 (리퍼폰 판매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리퍼폰 시장 진출은 이미 3월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단말기 교체 프로그램인 ‘갤럭시 클럽’을 운영하겠다고 밝혔을 때부터 예견돼 온 일이다. 갤럭시 클럽은 기기 할부금과 함께 월 7700원을 추가로 내면 1년마다 남은 할부원금에 관계없이 최신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바꿔주는 제도다. 국내외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클럽을 통해 회수한 기기를 수리한 뒤 리퍼폰으로 저렴하게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애플에 이어 삼성전자도 리퍼폰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중국 제조사들과 의미 없는 가격 인하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리퍼폰을 판매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게 낫다는 분석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리퍼폰 시장은 전년 대비 1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