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관계자는 “루이빌은 방한 기간 한국 해군과 연합 대잠훈련을 비롯해 다양한 군사교류 활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 해군은 루이빌의 한국 전진배치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군사적 작전 차원의 정례적 방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박 대통령 탄핵 이후 한국의 정국 혼란을 틈탄 북한의 기습 도발에 대비하기 위한 군사적 조치라는 분석이 많다. 군 소식통은 “한미 군 당국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최근 서북도서 인근 방어대 등을 시찰하면서 대남협박을 쏟아낸 데 주목하고 있다”며 “(루이빌의 한국 배치는) 김정은에게 절대 오판하지 말라는 강력한 대북 경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 정권수립일(9월 9일)을 전후로 김정은의 대남도발 위협이 고조되자 괌 앤더슨 기지의 B-1B 초음속 전략폭격기 편대를 잇달아 한국으로 출격시켜 대북 무력시위를 벌였다. 그 이후 공격 핵추진잠수함을 한국에 배치한 것은 처음이다.
130여 명의 승조원이 탑승하는 루이빌은 2500km 밖에서 핵심 표적을 2, 3m 오차로 ‘족집게 타격’할 수 있는 잠대지(潛對地) 토마호크 미사일 수십 기를 비롯해 잠대함 하푼 미사일과 MK48 중어뢰 등을 탑재하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루이빌이 남해상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을 쏘면 평양 주석궁의 김정은 집무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며 “북한으로선 루이빌의 한국 배치만으로 큰 압박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루이빌은 1991년 걸프전(사막의 폭풍작전)과 2003년 이라크전 당시 미 본토에서 약 1만4000km 떨어진 홍해에 배치돼 토마호크 미사일로 이라크의 통신망과 방공망, 후세인 궁 등 핵심 표적을 파괴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한편 미군 당국은 박 대통령 탄핵 사태와 상관없이 강력한 한미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강구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북한이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발사, 국지도발 등에 나설 경우 핵폭격기와 항모전단 등 미 전략무기를 한국에 신속 배치해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