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사진)은 16일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동아일보 기자 등을 만나 “내년 초 (탄핵) 상황이 정리될 것이므로 외국인 투자자도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미국도 곧 행정부가 교체되지만 한영, 영미 관계는 공통인식과 규범을 토대로 하는 만큼 어떤 대통령, 어떤 총리로 교체되더라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외교장관을 지낸 해먼드 장관은 삼성 유럽 총괄본부가 있는 영국 웨이브리지를 지역구로 둔 현역 의원이다. 올해 7월 재무장관 취임 이후 첫 방한에서 그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윤병세 외교부 장관 등을 만나 한영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브렉시트로 불확실성이 초래됐지만 영국이 고립주의로 가는 게 아니다”라며 “유럽을 넘어 우방국과 경제·무역 관계와 안보 협력까지 강화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일본을 거쳐 한국에 왔으나 중국은 방문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올해 4차례 방중했고 긴밀한 대화를 하고 있으나 중국은 한일과 달리 안보·국방 파트너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한영은 핵심 경제 파트너로 안보 공감대까지 공유하는 우방국 관계다. 영국도 북한과 동·남중국해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으며 올해 첫 한미 연합 군사연습에 동참(전투기 파견)한 영국군의 활동이 내년 이후 정례화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해먼드 장관은 “브렉시트 절차는 연기되지 않고 내년 3월 이행에 들어갈 것”이라며 “유럽연합(EU) 탈퇴 직후 맺을 한영 자유무역협정(FTA)은 한-EU FTA와 똑같은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숭호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