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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공사가 끊어준 ‘노예의 사슬’

Posted December. 21, 2016 07:02   

Updated December. 21, 2016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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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타르에서 외화벌이에 내몰린 북한 건설노동자 2600여명이 최고 50도의 숨 막히는 폭염 속에서 하루 14시간이나 고되게 일하는 현장을 본보가 어제부터 보도했다. 이들은 계약서상으로는 월급 900달러(약 107만 원)를 받지만 고작 150∼200달러를 손에 쥔다. 식비를 떼는데도 식사가 너무 부실해 음식점 쓰레기통을 뒤져 주린 배를 채울 지경이다. 하수도도 갖추지 않은 컨테이너 가건물에서 생활하는 이들은 족쇄만 없는 ‘현대판 노예노동자’다.

 북 해외 노동자들은 김정은에게 충성자금을 바치기 위해 술 판매가 제한된 카타르에서 비밀 공장까지 차려 밀주를 만들어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팔고 있다. 올 5월부터 카타르가 신규 비자 발급을 중단하면서 돈 마련이 힘들어지자 밀주 제조와 판매에 열을 올린다고 한다. 김정은 체제의 존속을 위해서라면 거주 국가의 법질서마저 무시하는 이들에 낯이 뜨거워진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국회 정보위원장과 여야 간사들에게 털어놓은 북한 내부도 노예사회나 다름없다. 집집마다 도청장치를 설치한 특정 아파트에 함께 살게 한 고위 군 간부나 보위성 간부 등은 ‘투명 감옥’에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작년 5월 총살당한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은 집에서 잘못 꺼낸 얘기가 도청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태 전 공사가 전했다.

 북 주민은 밤에 몰래 한국 드라마를 보며 동경심을 키우고 작은 시장을 통해 자본주의적 기초생활을 영위한다고도 했다. 태 전 공사가 망명하면서 두 아들에게 “이 순간부터 너희들에게 노예의 사슬을 끊어 주겠다”고 한 말은 우리에게 울림을 준다.

 19일(현지시간) 유엔 총회에서 최종 채택된 북한 인권 결의안은 북한 해외 노동자들의 인권 침해를 우려한다고 처음으로 적시하면서 김정은의 책임도 명시했다. 북 주민이 차고 있는 노예의 사슬을 끊어주기 위해 깁정은을 압박하고 북한에 자유세계의 실상을 알리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