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13일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코나 공개 행사를 열었다. 코나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소형 SU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대차가 공들여 개발한 모델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Aloha KONA(알로하 코나)’라고 쓴 흰색 티셔츠를 입은 정 부회장이 직접 라임색 코나를 몰고 등장해 차량을 소개했다. 정 부회장은 제네시스 브랜드 전략 발표에 나선 적은 있지만 개별 차종 공개에 직접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날 “코나는 현대차 최초로 투입하는 소형 SUV이자 전 세계 고객과 함께할 새로운 전략 차종”이라며 “고민 속에서도 꿈을 꾸고 성실한 삶을 살아가면서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젊은 세대, 또는 젊은 생각을 하는 고객을 중심에 두고 개발했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등 주요 대도시 소비자의 요구를 집중적으로 분석해 차량에 반영했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이렇게 개발된 코나가 △작지만 강하고 다부진 차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안전한 차 △기능이 다양하면서도 편리한 차라고 요약했다. 소형 SUV지만 안전을 위한 스마트 기술을 대거 적용하고 초고장력 강판 비중을 키워 안전성을 높였고 파워트레인 등도 동급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도심 주행 성능에 대한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했고 연비도 경쟁 차종보다 10∼15%가량 높다”고 덧붙였다. 코나의 디자인에는 기존의 소형 SUV에 비해 높이는 5cm가량 낮고 전폭은 넓은 ‘로 앤드 와이드 스탠스’ 개념을 적용하면서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현대차는 14일부터 국내에서 코나 사전계약을 시작하고 이달 말 판매를 시작한다. 올해 판매목표는 국내 2만6000대, 해외 4만1000대로 잡았다. 내년에는 국내 4만5000대, 해외 15만 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에 따르면 국내 소형 SUV 시장은 2015년 8만6233대에서 2016년 10만7295대 수준으로 24% 이상 성장했다. 티볼리(쌍용자동차)와 QM3(르노삼성자동차) 등이 이 시장의 주요 차종이다. 세계 시장에서도 소형 SUV는 지난해 2432만 대가 팔리며 2015년에 비해 20% 이상 성장했다. 현대차는 인도와 중국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크레타와 ix25 등은 코나 출시와 무관하게 계속 판매할 계획이다. 코나는 국내와 미국, 유럽 시장 공략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정 부회장은 2010년 이후 매년 연평균 20%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는 글로벌 SUV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며 중장기 전략도 공개했다. 그는 “2020년까지 모든 세그먼트의 SUV 풀라인 업을 구성하겠다. 코나보다 작은 초소형 SUV, 싼타페보다 큰 대형 SUV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앞으로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고성능 엔진 등으로 파워트레인을 다양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의 다른 자동차 회사 인수와 관련한 질문에 정 부회장은 “현재 진행 중인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에서 자동차 회사 간 인수합병이 활발하지만 우리가 관심 있는 것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라고 밝혔다. 미래자동차 개발이 자동차 업계 최대의 화두인 만큼 기존의 자동차 회사보다는 ICT 기업과 협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최근 현대차는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솔루션 기업인 시스코는 물론 바이두, 우버 등과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김도형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