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수교 25년 맞는 중, 사드•‘북비호’ 넘어 미래로 나가길

수교 25년 맞는 중, 사드•‘북비호’ 넘어 미래로 나가길

Posted August. 21, 2017 08:20   

Updated August. 21, 2017 08:48

中文

 24일로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지만 양국 관계엔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1992년 수교 당시 64억 달러였던 양국 무역액은 2013년 2742억 달러까지 늘었지만 최근 4년째 내리막길이다. 올해엔 2000억 달러 아래로 주저앉을 판이다. 지난해 806만 명으로 사상 최고였던 중국인 방문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갈등으로 올해 4월부터 지난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5년 전 수교 20주년 기념행사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성대하게 함께 치렀지만 올해는 따로 열린다. 9년 전 양국이 맺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돌이켜보면 한중 수교는 양국에 경제 뿐 아니라 국가전략에서도 상호 윈-윈이었다. 중국은 한국을 통해 서방의 기술을 얻고 시장경제 노하우를 익혔다. 중국이 G2로 부상하는 데는 한국의 역할이 컸다. 한국에 옛소련에 이은 중국 수교는 외교무대를 과거 사회주의권까지 넓힌 계기였다. 경제적으로는 중국 시장 진출을 계기로 10위권 국가 진입의 토대를 닦았다. 한중 관계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는지 안타깝다.

 가장 큰 원인은 한중 두 나라가 아니라 북한에 있다. 2006년 1차 핵실험을 필두로 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은 양국을 갈등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다. 한국은 양국 관계가 넓고 깊어지면 자연스레 중국의 협조를 얻어 북한 문제가 풀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산이었다. 중국 역시 두터워진 경제관계를 지렛대로 한국을 압박하면 통할 것으로 계산했지만 오판이었다. 1년 넘게 계속되는 사드 갈등은 양국의 동상이몽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한국도 중국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 수교 당시 중국의 3분의 2 수준이었던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지난해 8분의 1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중국은 이제 자동차 철강 조선은 물론 정보기술(IT) 산업까지 한국을 넘보거나 이미 추월했다. 한국의 기술과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군사·안보 분야를 모른 체하던 과거의 중국이 아니다. 한국으로서는 중국의 힘이 한반도에 투사되기 시작하는 고통스런 시기로 접어든 셈이다.

 중국 역시 남북한을 객관적으로 봐야 한다. 북한은 세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무기에 집착하는 위험한 3대세습 독재국가다. 중국이 이런 북한의 후견인 역할을 자처한다면 국제무대에서 웃음거리밖에 안 된다. 중국은 폭력적이고 위험한 북한과 국경을 맞대며 줄기차게 미국과 갈등하는 것과 평화롭고 안전한 통일 한국과 국경을 맞대는 것 중 어느 것이 장기적으로 중국 국익에 부합할지 검토할 때가 됐다.

 25년 전 한중 수교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25년간 양국 관계의 비약적인 발전은 두 나라 국민마저 놀라게 했다. 사드는 한중 관계의 전부가 아니다. 한국이 한반도를 손금 보듯 들여다보는 중국 동북 3성의 레이더나 미사일에 관여하지 않듯, 중국도 사드를 넘어 더 넓고 먼 미래를 봐야 한다. 이 국면을 넘어서면 아세안이나 세계무대에서 양국이 협력해 ‘윈-윈’해나갈 공간은 얼마든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