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와 스마트폰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이라는 엉뚱한 질문을 3년 전 보스턴컨설팅그룹이 한국 미국 독일 브라질 중국 인도인 7500명에게 던졌다. 전체적으로 섹스를 포기하겠다는 답이 평균 38%였다. 이것만으로도 스마트폰 중독인데 한국인은 무려 60%가 육체적인 관계를 끊으면 끊었지 스마트폰 전원을 끌 수 없다고 했다. 세계 최악 저출산의 책임이 스마트폰에도 있었던 모양이다.
▷스마트폰 집착현상을 뒤집어 보면 세상이 더 촘촘하게 연결되고 있다는 의미다. 전 세계의 방을 네트워크로 묶은 ‘에어비앤비’ 창업자들이 대단한 것은 극단적인 개인주의 시대에 상호의존성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음을 먼저 감지했기 때문이다. 사업 아이디어는 그 통찰력의 부산물이다. 최근 일부 에어비앤비 이용객이 성폭행 피해를 당한 것은 대량생산 대량소비 방식의 전통적 자본주의와 결이 다른 공유경제의 초기 단계에서 나타난 혼란일 것이다.
▷독일에서 1일(현지 시간) 개막한 국제가전전시회(IFA) 행사는 자율주행 기술이 자동차만이 아니라 가전제품에도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파나소닉의 자율주행 냉장고는 평소 빌트인 형태로 있다가 TV를 보던 주인이 부르면 스스로 움직여서 손을 뻗으면 닿을 위치까지 온다. 삼성전자는 사무실에서 스마트폰으로 냉장고 안을 보면서 식재료를 주문할 수 있는 스마트 냉장고를 선보였다. LG전자의 잔디깎이 로봇은 잔디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매년 더 똑똑해지는 인공지능(AI) 기술은 기업과 개인에게 희망과 두려움을 동시에 주고 있다. 방이나 택시를 빌려주는 것 같은 아날로그적인 모든 행위는 혁신기업을 통해 디지털화되고 초기 혼란기를 겪는다. 그 혼란이 끝나면 대중화가 급하게 진행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의 공통적인 과정이다. 중간 정도만 해도 살 수 있었던 ‘평균의 시대’가 끝나고 혁신해야 겨우 살 수 있는 ‘가속의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토머스 프리드먼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