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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국빈’ 초청해 놓고 이런 홀대와 무례를 범하는가

中 ‘국빈’ 초청해 놓고 이런 홀대와 무례를 범하는가

Posted December. 15, 2017 07:57   

Updated December. 15, 2017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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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오후 4시 45분(현지시간)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이 베이징에 도착한 지 무려 29시간 55분 만이다. 방문 첫날인 13일 문 대통령은 중국의 국가지도자급 인사인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인 중 단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난징대학살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러 난징에 간 시 주석은 그렇다 치더라도 베이징에서 농업 보고를 받는 등 일상 업무로 하루를 보낸 리커창 총리마저 문 대통령이 참석한 한중 비즈니스포럼에 장가오리 상무부총리를 내보냈다. 홀대를 넘어 무례다.

 이런 와중에 문 대통령의 방중 일정을 취재하던 사진기자 2명이 13일 중국인 경호원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이중 한 명은 10여 명의 경호원들로부터 집단 린치를 당했다. 폭행 당사자가 코트라 측이 계약한 사설 보안업체 직원인지, 아니면 중국 측 공안인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설령 사설 보안업체 직원이라 할지라도 이들을 현장 지휘한 중국 측 공안의 관리·감독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중국 지도부의 안전을 책임진 공산당 중앙판공청 경위국이 국빈 방문의 경호를 총괄하는 데다 이들의 고압적인 경호가 결국 폭행사태로 이어졌다고 봐야 한다.

 중국 측의 국빈 방문 푸대접과 사상 초유로 일어난 동행기자 폭행 사건은 단순히 중국 지도부의 일정이 공교롭게도 겹쳤거나 우연히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 13일 공항에서 문 대통령을 영접한 쿵쉬안유 외교부 부장조리는 2013년 박근혜 대통령 방중 때 영접 나온 장예쑤이 상무부부장(장관급)보다 2단계 낮은 차관보급이다. 시 주석이 5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중국에 간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마치 홍콩 행정장관을 접견할 때처럼 옆에 앉히고 면담한 장면을 돌아보면 한국의 새 정부를 길들여보겠다는 중국 측의 의도가 읽혀진다.

 중국은 주변국 외교와 관련해 친선혜용(親善惠容·친밀 선린 혜택 포용)을 말하지만 이는 포장뿐이다. 영토 분쟁이 있는 필리핀과는 전쟁을 불사하겠다고 협박했는가 하면 중국의 민권운동가인 류샤오보에게 노벨평화상을 줬다는 이유로 노르웨이의 연어 수입을 금지하며 압박한 나라다. 국제적 외교관례를 무시한 중국의 고압적인 태도를 더는 묵과해선 안 된다. 중국은 왜 그처럼 큰 나라가 우방이라고 부를 만한 국가가 거의 없는지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