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CNN “김여정, 文대통령 평양 초청 가능성”

CNN “김여정, 文대통령 평양 초청 가능성”

Posted February. 10, 2018 07:39   

Updated February. 10, 2018 07:39

中文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고위급대표단의 2박 3일 방한 일정 하이라이트는 10일 열릴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이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미국의 대북 강경 기조 속에 자신의 피붙이를 한국으로 보내는 ‘깜짝 카드’를 꺼낸 김정은이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파격 제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10일 오전 김여정 등 고위급대표단을 접견한 뒤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찬 장소는 청와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인사가 청와대에서 식사를 하는 것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11월 남북 총리회담 이후 처음이다. 북한 측 대표는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지만 관심은 오찬 회동에 함께할 김여정에게 쏠린다.

 특히 김여정은 친오빠인 김정은이 가장 신뢰하는 측근인 만큼 문 대통령과 만나는 자리에서 김정은의 친서(親書)나 구두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김정은의 입장이 담길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은 올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절박한 시대적 요구”로 규정한 바 있다.

 일각에선 김여정을 직접 한국으로 보낸 만큼 ‘평창 이후’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를 뒤흔들 수 있는 제안을 던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미국 CNN은 이날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김여정이 문 대통령에게 올해 안에 북한을 방문해달라고 초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CNN은 또 “문 대통령의 방북이 광복절인 8월 15일에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매년 8월 15일을 조국해방절로 기념한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역시 9일 라디오에 출연해 “김여정은 평양판 문고리, 유일한 문고리”라며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얘기했던 정상회담에 대해 뭔가 답을 보내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여건이 갖춰지고 성과에 대한 전망이 선다면 언제든지 정상회담에 응할 생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전 장관은 “우리가 (정상회담) 얘기를 했기 때문에 화답을 하는 것”이라며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를 시작하고 이걸로 다시 북-미대화로 가려는 것 같다”고 했다.

 북한이 남북관계 회복을 징검다리로 미국과의 대화를 타진하려는 전략에 따라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할 수 있다는 얘기다.

 평창 올림픽 이후 남북관계 복원을 바탕으로 ‘한반도 운전석’을 잡으려다 미국의 제동에 부딪힌 문재인 정부로서도 남북 정상회담이 중요한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남북 정상회담 추진을 전제로 북한의 핵 활동 동결 약속 등을 끌어내고, 비핵화 협상의 계기가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미국을 설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병기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