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자 아이스하키가 20년 만에 웃었다.
미국은 22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캐나다와의 여자 아이스하키 결승전에서 승부치기(슛아웃)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1-0, 0-2, 1-0·1-0)로 이겼다. 여자 아이스하키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서 우승한 이후 20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부터 4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캐나다는 5회 연속 우승이 무산됐다. 또 올림픽 연승 행진도 24경기에서 중단됐다.
캐나다와 미국은 여자 아이스하키의 ‘절대 양강’이다. 2007년부터 두 나라가 세계랭킹 1, 2위를 다퉈왔다. 2017년 세계랭킹은 미국이 1위, 캐나다가 2위다. 올림픽에서 캐나다에 번번이 무릎을 꿇은 미국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캐나다에 앞섰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세계선수권 8차례 중 7차례 우승했다. 하지만 드디어 미국이 올림픽에서 캐나다를 앞섰다.
미국과 캐나다의 여자 아이스하키 결승전은 이번 대회 최고 빅매치로 꼽혔다. 경기장에서는 캐나다와 미국에서 온 관중들이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기대대로 승부는 팽팽했다. 미국은 1피리어드에서 19분 34초에 캐나다 선수가 퇴장당하는 기회를 이용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캐나다는 2피리어드 2분에 동점골을 터뜨리며 균형을 맞췄다. 이어 6분 55초에 다시 골을 넣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패색이 짙었던 미국은 3피리어드 13분 39초에 역습 기회를 이용해 득점하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20분의 연장 승부에 돌입했지만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슛아웃에서 양 팀 각각 5명의 선수가 나와 2-2 동점까지 갔지만 6번째 슈터에서 승부가 갈렸다. 선공인 미국의 모니크 라무르모란도는 슛을 성공했고 캐나다 메건 아고스타는 실패했다. 우승이 확정되자 미국 선수들은 모두 빙판으로 뛰쳐나와 서로 안으며 환호했다.
김동욱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