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그 수준→베이브 루스의 환생.
단 3경기 만에 평가가 극에서 극으로 바뀌었다. 투타 겸업 일본인 선수 오타니 쇼헤이(24·LA 에인절스)가 연일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슈퍼스타로 발돋움하고 있다.
오타니는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와의 경기에서 8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1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오타니는 0-2로 뒤진 5회말 2차례나 사이영상을 받은 상대 에이스 코리 클루버의 직구(시속 148km)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연장 10회에는 중전 안타를 추가해 멀티 안타(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완성했다. 하루 전 3점 홈런 포함 3안타에 이은 이틀 연속 홈런과 멀티 안타다. 타율은 0.429까지 올랐다. 에인절스는 13회말 잭 코자트의 좌월 끝내기 솔로포로 3-2 역전승을 거뒀다.
오타니는 2일 오클랜드전에서는 선발 투수로 등판해 6이닝 3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바 있다. 일본 데일리스포츠는 메이저리그 기록 사이트 ‘베이스볼―레퍼런스닷컴’을 인용해 “승리 투수가 된 후 2경기 연속 홈런은 ‘야구의 신’ 베이브 루스도 이루지 못한 최초의 쾌거”라고 전했다.
오타니는 3월 시범경기에서는 투타에서 모두 부진을 보이며 ‘마이너리그 선수’라는 비난을 받았다. 투수로는 2경기에 나와 2와 3분의 2이닝 9피안타 8실점으로 난타당했고 타자로는 타율 0.125(32타수 4안타)로 부진했다.
이제 과연 오타니가 루스의 길을 걸을 수 있느냐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확히 100년 전인 1918년 루스는 메이저리그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10승-1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그해 루스는 투수로 13승 7패를 기록했고, 타자로는 11홈런을 쳤다. 오타니는 앞으로 1주일에 1차례 선발 투수로 등판하고, 로테이션 사이에 3경기 정도 타자로 출전한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