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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오클랜드전 6이닝 8K 무실점 ‘시즌 첫 승’

류현진, 오클랜드전 6이닝 8K 무실점 ‘시즌 첫 승’

Posted April. 12, 2018 08:33   

Updated April. 12, 201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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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운드에 오르기 전까지 모든 상황은 류현진(LA 다저스)의 편이 아니었다. 당초 등판이 예고된 9일에는 비가 와 경기가 취소됐다. 12일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으나 앨릭스 우드가 식중독에 걸려 11일로 앞당겨져 8일 휴식 후 등판했다. 일정한 컨디션을 유지하기에는 불리한 불규칙한 일정이었다. 시즌 초반 류현진의 현실은 답답했다. 호투 중인 다저스 선발진 틈바구니 속에서 그는 시즌 첫 등판을 홀로 5이닝도 버티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극도로 부진한 5선발 신세였다.

 류현진은 이날 자신이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지킬 만한 투수라는 걸 반드시 보여줘야 했다. 더욱이 상대는 최근 로스앤젤레스에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7이닝 동안 12탈삼진을 뽑아내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던 오클랜드. 오타니와의 비교 대상이 되는 것도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최악에서 시작한 첫 등판의 악몽을 떨쳐내는 반전 피칭을 선보였다. 류현진이 안방 첫 등판에서 ‘코리안 몬스터’의 면모를 뽐내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5회 2아웃까지 1회 볼넷 하나만 내주며 노히트 피칭을 이어간 류현진은 스티븐 피스코티에게 안타 하나만 내준 채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삼진 8개를 잡았다. 이날 류현진은 던지는 공마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꽂는 완벽한 제구력을 회복했다. 6회까지 공 90개면 충분했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첫 등판 53%에서 66%로 올랐고 피안타율은 0.333에서 0.176으로 반 가까이 줄었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류현진의 첫 승 일등 공신으로 ‘커터’(빠른 공이지만 커브처럼 뚝 떨어지는 공)를 꼽았다. 송 위원은 “오클랜드의 오른쪽 파워히터들에게 초반부터 몸쪽 커터를 확실히 보여줬다. 예전의 류현진 하면 ‘빠른 볼과 체인지업’이었는데 의외의 커터로 구석을 찌르니 당황했을 것이다. 또 매 이닝 투구 패턴도 바꿨다. 타자로서는 어떤 공을 노려야 할지 어려웠다. 다양한 볼 배합 덕분에 같은 속도의 빠른 공이라도 더 위력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힘이 아닌 머리로 상대 타자를 압도했다”고 분석했다.

 류현진은 이날 매 이닝 커터(25개)를 골고루 분배해 카운트를 잡고 포심패스트볼(36개), 커브(15개), 체인지업(13개) 등을 섞어가며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했다. 평균 3가지 이상의 구종을 섞어 매 타자를 상대했고 특별히 제구에 애를 먹은 구종이 없어 ‘카운트 선점→공격적 피칭’의 선순환이 가능했다. 이날 20타자를 상대하며 류현진이 3볼로 몰렸던 건 4차례뿐이었다. 그마저 1회 볼넷을 내준 것 외에는 모두 삼진으로 끝냈다. 

 류현진은 경기 후 “첫 등판 결과가 별로 좋지 않아서 오늘 잘하고 싶었다. 내가 가진 모든 구종을 다 활용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송 위원은 “올 시즌 조금 더 다양한 류현진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타석에서도 자신감이 넘쳤다. 류현진은 첫 타석에서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얻어 나갔고 4회에는 올 시즌 첫 안타도 신고했다. 6회 본인 타석에서 대타로 교체되며 100% 출루로 임무를 마쳤다. 다저스가 4-0으로 이겼다.


임보미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