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의 특급 골잡이 황선홍(한국)과 미우라 가즈요시(일본)가 출전했던 1994 히로시마 아시아경기 남자축구 8강전. 2-2로 팽팽히 맞선 후반 추가 시간, 연장전으로 넘어갈 뻔한 순간에 황선홍은 극적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한국의 준결승 진출(최종 4위)을 이끈 황선홍은 그 대회서 총 11골로 역대 대회 최다 골 기록을 남겼다.
이 경기는 아시아경기에서 펼쳐진 역대 한일전 중 최고로 손꼽히는 명경기다. 이 경기를 포함해 한국은 그동안 아시아경기에서 일본과 7번을 만나 6승(1패)을 거뒀다.
아시아경기에는 2002년 부산 대회부터 23세 이하(U-23) 연령 제한이 도입됐다.
아시아경기 축구는 부산 대회 이전까진 A매치(성인 대표팀 간 경기)로 분류됐다. 한국과 일본이 부산 대회 이전까지 6번 맞붙어 한국이 5승 1패를 기록했다. 1998년 방콕 대회 조별예선에서 한국이 2-0으로 이긴 것이 부산 대회 이전 양국의 마지막 대결이었다. 이후에는 2014년 인천 대회 8강에서 한 차례 맞붙어 한국이 1-0으로 이겼다. 아시아경기 대회에서만 보면 한국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4년간 진 적이 없다. 1982 뉴델리 대회 조별예선에서 1-2로 진 것이 유일한 1패다.
하지만 아시아경기를 넘어 U-23 대표팀 전체 전적을 따지면 한국과 일본은 15경기를 치러 6승 4무 5패로 호각을 이루고 있다. 최근 세 경기만 놓고 보면 한국이 2승 1패로 우세를 보였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인 2016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한국은 2-0으로 이기다가 막판에 내리 세 골을 허용해 역전패당한 쓰라린 기억을 안고 있다.
그동안 한국이 아시아경기 대회에서 통산 4회 우승을 차지한 데 비해 일본은 우승 1회, 준우승 1회를 차지했다. 일본은 2002년 부산 대회 준우승과 2010년 광저우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특이하게도 공동 우승을 두 번 차지했다. 1970년 방콕 대회에서 미얀마, 1978년 방콕 대회에서 북한과 공동 우승했다. 당시에는 아시아경기 대회에 승부차기 제도가 도입되지 않았을 때였다. 1978년 방콕 대회 때 남북한은 전후반과 연장전을 모두 득점 없이 끝낸 뒤 남한 주장 김호곤과 북한 주장 김종민이 공동으로 시상대에 올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재형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