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美 “北, 다시 만나자” 뉴욕-빈 투트랙 협상

美 “北, 다시 만나자” 뉴욕-빈 투트랙 협상

Posted September. 21, 2018 08:09   

Updated September. 21, 2018 08:09

中文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9월 평양공동선언 하루 만에 북-미 협상 재개를 선언했다. 북한이 미국의 상응조치를 조건으로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를 비롯한 ‘추가조치’ 의사를 밝히자, 미국이 북-미 관계전환 협상 착수 의사를 밝힌 것. 다만 미국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사찰을 약속했다고 밝히며 2021년 1월까지 북한이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완료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어 북-미 협상 2라운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9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참관 아래 영변의 모든 시설을 영구히 폐기하기로 한 것을 포함해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재확인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북-미 관계 전환을 위한 협상에 즉각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며 “오늘 아침 나의 카운터파트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다음 주 뉴욕에서 만나자고 초청했다. 또 가까운 시일 안에 오스트리아 빈에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만나도록 북측 대표를 초청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뉴욕과 빈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투 트랙’ 북-미 협상을 갖자고 제안한 것이다.

 아직 미국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를 조건으로 내건 ‘상응조치’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김정은이 종전선언은 물론이고 ‘플러스알파(+α)’를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북-미 대화를 통해 직접 북한의 구상을 확인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이 밝힌 “영변 핵시설 폐기에 미국과 IAEA 사찰단이 참관하기로 했다”는 대목은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합의한 평양공동선언에는 없는 내용. 이 때문에 김정은이 남북 정상회담 직전인 16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친서와 물밑 접촉을 통해 영변 핵시설 사찰 수용 의사를 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공동선언문이 나온 뒤 1시간 만에 트위터에 “북한이 핵 사찰을 수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다음 주 뉴욕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리 외무상이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비핵화 및 상응조치 로드맵을 논의하고 IAEA 본부가 있는 빈에서는 북-미 실무대표급 회담을 통해 영변 핵시설 폐기를 위한 사찰 방식 등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문 대통령은 평양에서 돌아오자마자 북-미 간 대화 중재와 촉진을 위해 뉴욕 유엔총회에 참석하러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 · 워싱턴=박정훈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