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제7대 임금 세조의 어진(御眞·임금 초상화)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세조 어진 초본과 세조 관련 유물 및 자료 30여 점 등을 선보이는 테마전 ‘세조’를 22일부터 내년 1월 13일까지 궁중서화실에서 연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현존하는 유일한 세조 어진을 공개한다는 점이다. 이 그림은 이당 김은호(以堂 金殷鎬·1892∼1979)가 1935년 이왕직(李王職)의 의뢰를 받아 제작한 어진이다. 1735년 제작한 또 다른 세조 어진을 보고 모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김은호는 초본 외에 채색본인 정본(正本)도 함께 만들었으나 6·25전쟁 직후인 1954년 화재로 소실돼 현재는 초본만 남아 있다. 하얀 종이에 먹으로 선만 그린 초본은 가로세로 131.8x186.5cm 크기다. 2016년 국내 한 경매에서 국립고궁박물관이 낙찰 받은 뒤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한다.
조선시대 세조 어진에 대한 보수와 모사 작업 내용을 기록한 등록(謄錄)도 공개한다. 등록에 따르면 세조 어진은 한양이 아니라 그가 묻힌 남양주 광릉(光陵) 옆 진전(眞殿·어진을 모신 전각)에 보관한 덕에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도 무사했다고 한다. 세조 어진 초본에 색 입히기, 세조 어진 초본 따라 그리기 같은 체험 프로그램과 강연도 있다. 무료. 02-3701-7643
유원모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