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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투병 최경주 3개월만에 출전

Posted October. 25, 2018 07:44   

Updated October. 25, 2018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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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주(48·SK텔레콤)는 지난 몇 달이 마치 몇 십 년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6월 허리 통증과 피로 누적으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병가를 낸 그는 건강검진에서 갑상샘암 판정을 받고 8월 종양 제거 수술까지 받았다. 이 과정에서 91kg이던 몸무게가 13kg이나 빠졌다. “25년 투어 생활을 되돌아보게 되더군요. 너무 앞만 보고 달렸나 봅니다. 앞으론 더 겸손하게 자세를 낮춰야할 것 같아요.”

‘탱크’라는 별명과 함께 영원한 진격을 꿈꾸던 최경주는 자칫 선수생활을 마감할 뻔했지만 다행히 수술 경과가 좋아 3주 전부터 골프채를 다시 잡기 시작했다.

 25일 경남 김해 정산CC(파72)에서 나흘 동안 열리는 한국프로골프(KL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은 그의 복귀전이다. 자신이 주최하는 대회가 5개월 만의 컴백 무대가 됐다.

 5월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 이후 처음 국내 대회에 나서는 최경주는 24일 절친한 후배 홍순상, 최경주재단 후원을 받는 아마추어 국가대표 박상하(청주 신흥고), 초청선수 박진과 연습 라운드를 돌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수척해진 대선배의 얼굴에 걱정스럽게 안부를 묻는 후배들을 향해 최경주는 특유의 밝은 표정으로 화답했다. “거리가 좀 준 것 같다”는 홍순상의 얘기에 최경주는 “근육량이 아직 50% 수준인데도 비거리는 5월 허리가 안 좋을 때보다 오히려 늘었다. 몸이 너무 가볍다”며 웃었다. 그는 또 “(몸이 커서) 늘 티셔츠를 맞춰 입었는데 요즘은 기성품을 아무거나 사서 입어도 맞는다”고 말했다.

 자신이 마련한 잔치에 참가한 동료 선수들을 위해 최경주는 특별한 제도도 마련했다. 대회 주최사인 현대해상과 함께 총상금 10억 원 외에 코리안투어 사상 처음으로 상금 예비비 3500만 원을 별도로 책정했다. 투어 규정에 따라 상금을 받는 1∼60위 선수 이 외에 추가로 61∼70위 선수에게도 상금을 나눠줄 목적이다. 최경주재단은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출전 선수 전원(114명)의 대회 참가비(1인당 11만 원)를 부담해 진정한 초청대회의 가치를 높였다는 평가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