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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수소차 2030’ 발표, 정부도 미래 먹거리 함께 만들어야

현대차 ‘수소차 2030’ 발표, 정부도 미래 먹거리 함께 만들어야

Posted December. 13, 2018 07:38   

Updated December. 13, 2018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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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이 11일 ‘수소전기차(FCEV) 비전 2030’을 공개했다. 2030년까지 수소차 분야에 7조6000억 원을 투자해 연간 수소차 50만 대를 생산하고 신규 일자리 5만1000개도 만들겠다는 것이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신기술 투자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주력산업에서 반도체 외에는 뚜렷한 미래 먹을거리가 없는 상황에서 이번 발표는 희소식이다. 특히 수소차는 내연기관차와 설계구조가 비슷해 기존의 부품 생태계를 활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내년에 440억 원을 협력업체에 지원해 공동으로 수소차 기술 개발에 나설 수 있는 이유다. 계획대로 투자가 이뤄지면 연관분야에서 약 25조 원의 경제효과와 22만 개의 직간접 일자리가 생긴다. 2만4000여 개의 부품이 필요한 수소차 부품 생태계가 조성되면 자동차산업이 재도약할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첫 양산형 수소차를 개발했지만 세계 최고가 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2015년 디젤차의 배기가스 조작 파문 이후 세계 각국이 친환경차량으로의 전환을 서두르면서 중국 일본 업체가 경쟁자로 등장했다. 수소차는 전기차에 비해 한 번 충전으로 주행거리가 100km 이상 길고 미세먼지 정화 효과도 있어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100만 대를 보급하고, 충전소 1000곳을 설치하겠다고 한다. 2014년에 ‘수소 사회 로드맵’을 내놓은 일본도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4만 대 보급계획을 내놨다. 정부 보조금을 받은 도요타는 이미 수소차 5000대를 팔았다. 현대차는 선도적 기술을 갖고서도 충전시설이 9곳일 정도로 핵심 인프라가 열악하다보니 1700여 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글로벌 수소차 시장의 확대는 호재다. 다행이 우리 정부도 자동차 업계와 협력해 올해 말 ‘수소경제 로드맵’을 내놓고 2022년까지 충전소 310개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번만큼은 기업과 정부가 이인삼각이 돼 한국산업의 새로운 먹을거리를 발굴하는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