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요, 같이 미국 갑시다.”
김용일 전 LG 트레이닝 코치(53)는 지난해 12월 가슴 뛰는 소식을 들었다. 시즌을 마치고 귀국한 미국 메이저리그 스타 류현진(32·LA 다저스)이 자신의 전담 트레이너로 미국에 함께 가자고 제안한 것이다. 김 코치는 “제안을 듣고 정말 기뻤다. 메이저리그에서 트레이너 생활을 하는 게 오랜 꿈이었는데 현진이 덕에 이룰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2015년 어깨 수술과 2016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2016년 가을 이후 비시즌마다 김 코치를 찾아 재활 훈련을 하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 2002년 현대 유니콘스 시절 국내에서 처음으로 ‘트레이닝 코치’ 직함을 얻은 김 코치는 재활 분야 최고의 전문가로 통한다. 구속을 회복할 확률이 7%에 불과하다는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받은 류현진이 재기에 성공한 데에는 김 코치의 공이 컸다. 김 코치는 “당시 부정적인 전망이 쏟아졌는데도 현진이는 늘 밝은 모습이었다. 하루 4시간이 넘는 재활 훈련을 묵묵히 해내는 걸 보면서 재기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류현진에게 2019시즌은 또 다른 도전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시즌 후 다저스의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하면서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다음 시즌으로 미뤘다. 가치를 증명해야 ‘FA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 지난해 허벅지 내전근 부상을 당한 류현진은 20일부터 잠실야구장에서 하체 강화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김 코치는 “현재 허벅지 근력은 70% 정도 돌아온 상태다. 유연성이 떨어져 있고 좌우 근력 불균형이 있다. 피로를 푸는 것과 스트레칭 위주로 몸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코치는 7일 류현진과 함께 일본 오키나와로 향한다. 따뜻한 날씨 속에 재활 훈련에 매진한 뒤 이달 말 또는 2월 초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그는 “옆에서 최선의 관리를 해줄 수 있는 만큼 류현진을 40세가 넘어서도 던질 수 있는 투수로 만들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조응형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