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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어지는 北-美사이 ‘바늘구멍 접점 찾기’

벌어지는 北-美사이 ‘바늘구멍 접점 찾기’

Posted April. 11, 2019 07:35   

Updated April. 11, 2019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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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폭군(tyrant)’으로 규정하면서 북한이 ‘빅딜’에 합의할 때까지 대북제재를 통한 최대 압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긴장된 정세’를 언급하며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비핵화 협상을 재가동하려 미국으로 출국한 가운데 북-미가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가면서 이번 ‘원 포인트’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에게 취임 후 가장 짧으면서도 어려운 회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은 9일(현지 시간) 미 상원 세출위원회 소위 청문회에 출석해 ‘폭군이라는 표현이 김 위원장에게 적용되는 것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과의 협상 중에도 최대 경제적 압박은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렇다”면서 대북 협상의 목표로 “완전하게 검증 가능한 한반도의 비핵화(FFVD)와 더 큰 평화, 재래식 무기의 위험 감소”라고 답했다. 청와대가 여러 차례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와 이에 따른 보상책이 필요하다며 ‘굿 이너프 딜’ ‘조기 수확’을 강조했지만, 여전히 빅딜을 고수하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하며 “긴장된 정세에 대처해 간부들이 고도의 책임성과 창발성, 자력갱생, 간고분투의 혁명 정신을 높이 발휘해 우리 당의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철저히 관철하라”고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제재 고삐를 죄자 보란 듯이 자력갱생을 앞세우며 미국에 양보할 의사가 없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 통신은 “새로운 투쟁 방향과 방도들을 토의·결정하기 위한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10일 소집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남북,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미국으로 떠난 문 대통령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북한에 대한 워싱턴 조야의 불신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미국으로부터 절충안을 끌어내기가 어려워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폼페이오 장관은 하노이 합의 결렬 후 지난달 중순 미국을 찾은 서훈 국가정보원장의 면담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긴밀한 공조를 보였던 한미 ‘정보라인’에도 구멍이 생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어떤 구상을 공개하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라며 “미국도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북-미 대화 재개의 계기로 삼으려는 뜻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문병기기자 weappon@donga.com · 워싱턴=한상준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