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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 울렸던 아버지의 편지

Posted April. 17, 2019 08:00   

Updated April. 17, 20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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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가 자신에게 쓴 편지 글을 듣고 있던 아들은 눈물을 훔쳤다. 옆에서 그런 아들의 모습을 보던 아버지의 눈가도 뜨거워졌다. 1998년 방영된 미국의 유명 토크쇼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한 타이거 우즈와 아버지 얼 우즈였다.

 당시 이들 부자는 얼 우즈가 쓴 ‘플레잉 스루’ 출간을 하루 앞두고 이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했다. 진행자 윈프리는 책 말미에 실린 아버지가 아들에게 보낸 편지를 읽었다. 이 편지는 우즈가 1997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 작성됐다. 그 내용을 처음 접한 우즈는 자신을 향한 아버지의 애잔한 마음에 가슴이 요동쳤다.

 이 편지에서 아버지는 ‘넌 나의 작은 영웅이고 보물이다. 하느님은 나에게 너를 양육하고 키우고 또 발전시키는 존재로 보내주셨다. 내 인생에서 네 관심사가 항상 1순위였다. 앞으로도 네 존재는 내 삶보다도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을 소중히 여겼다. 아버지는 또 ‘너에게 울고 싶을 땐 울라고 가르친 기억이 난다. 그것은 약함을 드러내는 게 아니라 너의 힘을 드러내는 것이다. 남들과 나누고 타인을 걱정하는 마음, 이것이 삶을 살아가는 방법이고 절대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나는 너를 위해 내가 가진 모든 능력을 나누어 주었다. 너는 나보다도 훨씬 큰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네가 살아갈 세상에 아버지의 신념을 전달할 힘을 가지고 있다. 아버지는 네가 언제나 최선을 다할 것을 알고 있고 너는 언제나 내 자랑스러운 아들이 될 것이다’라며 무한한 신뢰를 드러냈다.

 20년도 더 된 이들 부자의 편지 사연은 우즈가 15일 오랜 역경을 극복하고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서 다시 주목받게 됐다. 끝이 보이지 않던 긴 터널을 지나 다시 메이저 정상에 선 우즈는 자신의 아들과 격하게 포옹했다. 이 장면은 22년 전 처음 마스터스 정상에 섰을 때 아버지와 껴안던 아들 우즈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며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영국 방송 BBC는 홈페이지를 통해 우즈의 편지를 소개했고, 트위터와 유튜브 등에서도 관련 내용과 동영상이 조명을 받았다.

 책 제목인 ‘플레이 스루’는 골프에서 뒤 팀이 앞 팀에 양해를 구하고 먼저 플레이할 때 쓰는 용어로 난관을 극복하고 앞서 나간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얼 우즈는 이 책에서 13세 때부터 부모 없이 누나 밑에서 자란 사연, 베트남전쟁 참전 등 자신의 개인사와 아들을 길러낸 과정을 담았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