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의 최신형 강습상륙함인 아메리카함(LHA-6)과 스텔스 상륙함인 뉴올리언스함(LPD 18)이 일본 미군기지에 전진 배치된다. 5월 1일 나루히토(德仁) 일왕 취임으로 레이와(令和) 시대를 맞는 일본이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강화하며 군사적으로 밀착하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미일 양국이 인도태평양전략의 공동 추진 등을 염두에 두고 또 다른 군사적 밀월 협력관계를 과시하는 협력 조치로 평가된다.
29일 미 7함대에 따르면 아메리카함과 뉴올리언스함은 일본 요코스카 기지에 본부를 두고 있는 미 7함대 소속으로 사세보항에 배치됐다가 유지 및 보수를 위해 모항으로 돌아가는 유도미사일 구축함 스테덤함(DDG 63)과 강습상륙함 와스프함(LHD 1) 전력을 대체할 예정이다.
미 7함대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환경은 가장 우수한 미 해군 전함의 배치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런 준비 태세는 해양 연합전력의 가장 빠른 대응을 가능케 하고 미 전함들이 가장 적절한 시점에 최대의 타격력과 운용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고 밝혔다.
주일 미군기지에 전진 배치될 아메리카함은 최신예 F-35B 스텔스 전투기 20여 대를 탑재하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세계 최강의 강습상륙함 중 하나로 통한다. 4만5000t급으로 미군이 보유한 강습상륙함 중 가장 크고 성능이 뛰어난 최신형 강습상륙함을 주일 미군기지에 배치한다는 뜻이다. 중형 항모급인 아메리카함이 배치되면 주일 미군기지에 배치된 핵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함과 함께 사실상 항모 두 척이 한반도 역내에 상시 배치되는 격이다. 아메리카함은 로널드레이건함이 정기적인 정비에 들어갈 때 이를 대체해 작전하며 공백을 메우는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상륙함 중 스텔스 기능을 갖춰 레이더에 어선 정도로 잡히는 등 탐지가 어려워 위협적인 뉴올리언스함까지 배치한다는 건 미군이 최강의 해군 전력을 본격적으로 동아시아로 집중시킨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미 해군의 차세대 최첨단 구축함으로 스텔스 기능을 갖춘 줌월트함도 조만간 주일 미군기지에 배치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번 조치는 항모 건조 등을 통해 해군력을 증강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공개적인 견제로 풀이된다.
증강되는 주일미군 전력이 한반도 인근에서 북한을 상대로 한 작전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해당 전력은 미군 최신형 전력이자 최강의 전력으로 유사시에 신속하게 미 해병대 등 최정예 병력을 신속하고 은밀하게 투입시킬 수 있다는 의미”라며 “대중국 견제와 더불어 북한에도 군사적 경고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최근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35의 소프트웨어 관련 기밀을 공유하겠다고 일본에 제안하고 이달 초 아오모리 동쪽 해상에서 추락한 일본 해상자위대의 전투기 F-35 잔해를 찾는 공동 수색작업도 벌이는 등 군사적 협력의 밀도를 높여가고 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손효주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