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은 수소충전소 사업 외에도 신재생에너지 등에 쓰이는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화학 기업은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오해를 불식하고 환경을 보존하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자는 취지에서다.
효성은 국내 최초로 전압형 초고압 직류송전(HVDC·High-Voltage Direct Current)을 개발했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교류전력을 고압직류로 변환해 필요한 곳까지 송전한 뒤 다시 교류로 변환해 공급하는 기술이다. 장거리 송전 시 교류방식에 비해 송전효율 및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어 차세대 전력망의 핵심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효성은 2017년 한국전력과 함께 20MW급 전압형 HVDC 개발을 시작해 지난해 제주에서 실증을 마쳤다. 지난해부터 2021년까지 200MW급 전압형 HVDC 개발을 위해 관련 기관들과 함께 국책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친환경 소재 사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친환경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케톤을 개발했고 2015년에는 울산 용연공장에 연산 5만 t 규모의 공장을 건립했다. 폴리케톤은 대기오염의 주범이자 유해 소재인 일산화탄소를 원료로 생산하는 친환경, 탄소저감형 신소재다. 나일론 대비 충격강도는 2.3배, 내화학성은 30% 이상 우수하며, 내마모성도 기존 최고 수준인 폴리아세탈(POM) 대비 14배 이상 뛰어나다.
섬유 부문에서는 2000년대 후반 국내 처음으로 페트병을 활용한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원사 ‘리젠’을 개발했다. 석유를 원료로 해서 생산하는 기존 폴리에스터 섬유와 달리 리젠은 수거한 페트병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작게 조각내 칩으로 만든 뒤 다시 폴리에스터 원사로 추출하는 방식이다. 효성 관계자는 “버려지는 페트병을 재활용해 플라스틱 매립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생산과정에서 버려지는 원사도 다시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데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효성은 지난해 국내 스타트업인 ‘플리츠마마’와 함께 리젠으로 만든 가방(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당시 조현준 효성 회장은 “친환경을 모토로 한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은 더 이상 일시적 유행이 아니다”라며 “국내외 스타트업과 협업해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